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eamju Sep 10. 2020

대만이 90년대 한국 같다고요?!

화려한 코스모폴리탄 라이프가 있는 곳, ‘신이(信義)’

‘샹산(象山)’에서 내려다본 ‘신이(信義)’ 지역



1990년대를 시작으로 타이페이의 중심가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서서히 이동해 왔다. 대만의 ‘명동’으로 불리는 ‘시먼딩(西門町)’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옛 타이페이의 ‘서문(西門)’이 있던 곳으로, 50년대생인 나의 시부모님이 대학을 다녔던 그 시절 가장 ‘핫한 동네’였다고 한다. 그 후 정부의 계획하에 비즈니스 및 상권의 중심가는 동쪽 지역을 아울러 일컫는 ’Eastern District(東區)’로 이동하였고, 그중 ‘신이(信義)’ 지역에 핵심 기관들이 모이게 되었다. 



애플 스토어 ‘Apple 信義 A13’
최근 오픈한 백화점 ‘A13'
초창기 신이의 유일한 상업 시설이었던 영화관 ‘VIESHOW’



2003년 독특한 외관으로 오리엔탈적 매력을 뽐내는 ‘TAIPEI 101’이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이름을 올리며 완공되었고, 이제는 대만의 상징이 된 이 압도적 존재를 중심으로 정부 청사, 다국적 기업, 고급 백화점, 레스토랑, 그리고 특급 호텔이 모여 현재 ‘대체 불가한’ 신이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화려하며 특색 있는 건물들이 가득한 ‘신이(信義)’
오피스 건물들도 하나하나 개성이 뚜렷하다
타이페이 이야기, 인스타그램 @dreamju



별천지같이 화려한 신이 지역에는 개성 있는 건물들이 가득해 하나하나 올려다보는 재미가 있다.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켜져 이국적인 분위기가 더해지는데, 초럭셔리 상권이 자리한 곳인 만큼 대로변의 안쪽으로는 최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그중 독특한 나선형의 모양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陶朱隱園’는 현재 ‘타이페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알려진 곳으로, 주거 공간을 넘어 하나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총 21층으로 이루어진 실내 300평, 발코니 50평의 이 호화 아파트는 놀랍게도 모든 입주민이 본인이 사는 층에 주차를 할 수 있게 설계되었는데, 공개된 거래 가격에 따르면 집값만 한화 700억 원에 달해 타이페이 럭셔리 하우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타이페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陶朱隱園’ (출처: house.udn)
700억에 달하는 놀라운 집값 (출처: kknews.cc)
신이구(信義區)의 또 다른 개성 있는 아파트의 외관



이렇듯 우리가 청춘영화에서 접한 소소한 대만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화려한 신이’에는 위치가 위치인만큼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호텔들이 모여있다. 그중 오늘은 ‘W Taipei’, ‘Humble House’ 두 호텔을, 다음 편에서는 신이 지역의 로컬 맛집과 함께  ‘Grand Hyatt Taipei’를 소개하며, 의외로 ‘TAIPEI 101’ 빌딩을 제외하고는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지역의 숨겨진 매력을 전해보고자 한다.






W TAIPEI



신이의 센터에 위치한 ‘W Taipei’ © Marriott
타이페이 젊은 층에게 가장 사랑받는 호텔 © Marriott



2014년 만다린 오리엔탈이 생기며 아쉽게도 ‘타이페이 최고의 럭셔리 호텔’ 자리는 내어주었지만, ‘W Taipei’는 여전히 젊은 층에게 가장 사랑받는 호텔이다. W 특유의 트렌디한 감각을 바탕으로 꾸며진 호텔의 내부도 멋있지만, 해외 유명 셰프, 바텐더, DJ 등과의 정기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거나, 다양한 콘셉트의 파티를 기획하고, 이를 SNS를 통해 효과적으로 홍보한다는 점에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꾸준한 환영을 받고 있다. W의 상징인 강렬한 레드 컬러만큼이나 본인의 정체성과 타겟층이 뚜렷한 호텔이라고 할 수 있다.  



로비층에 위치한 ‘WOO BAR'
야외 풀장을 보며 칵테일을 만끽할 수 있는 곳



로비층에 위치한 ‘WOO BAR’는 탁 트인 야외 풀장을 바라보며 칵테일을 만끽할 수 있는, 언제 가도 여행 온 느낌이 물씬 나는 장소이다. 개인적으로 타이페이의 호텔 중 ‘W Taipei’의 야외 풀장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할 만큼 탁 트인 수영장을 덮은 검은 스트라이프의 파라솔이 도심의 고층 빌딩들과 세련되게 어우러진다.



세련된 ‘W Taipei’의 야외 풀장
돌을 이용한 멋스러운 샤워 부스



매년 시즌이 돌아오면 이곳 ‘WOO BAR’에서는 할로윈 파티를 연다. ‘시먼딩(西門町)’의 거리에서도 이태원과 같은 젊은 열기를 느낄 수 있지만, 이곳 ‘WOO BAR’에서는 좀 더 쾌적한 분위기에서 작정하고 꾸미고 온 각국의 흥 많고 재미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WOO BAR’에서 열린 할로윈 파티
정말 매력적이었던 여성 DJ!
직원들도 핫하게! 재밌는 분장의 사람들이 넘쳤던 할로윈 파티



호텔의 최고층인 31층에는 네온 컬러가 인상적인 ‘YEN BAR’가 자리하고 있다. 캐주얼한 ‘WOO BAR’에 비해 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신이 지역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애프터눈 티, 칵테일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창밖으로 앞서 소개한 나선형의 ’陶朱隱園’도 눈에 뜨인다. ‘YEN BAR’의 추천 메뉴는 대만의 명물 ‘우롱차’를 클래식 ‘마티니’에 접목시켜 만든 ‘우롱차 마티니’로, 홀짝홀짝 하다 보면 이곳 타이페이에 여행 왔다는 사실을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다.   



31층에 위치한 ‘YEN BAR’의 낮과 밤
대만에 왔으니 ‘우롱차 마티니’ 한잔!
저 멀리 보이는 ’陶朱隱園’ 아파트
옆에 위치한 딤섬을 즐길 수 있는 광동식 레스토랑 ‘YEN'



빨간 토끼가 반겨주는 ‘Fabulous Room’의 내부는 일자로 길쭉한 형태이다. 타이페이의 다른 5성급 호텔과 비교했을 때 객실 크기도 상당히 크며, 2011년에 오픈해 그리 새 호텔은 아니지만 관리를 잘해 매우 쾌적하다. 객실 가격은 연중 내내 30만 원 초중반을 유지하는데, 도시적이며 세련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을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최적의 호텔이라고 할 수 있다.   



‘Fabulous Room’
빨간 토끼가 반겨주는 쾌적한 객실 내부
내부로 길게 뻗은 욕실도 W만의 컬러를 자랑한다
사우나/스파 시설
휴식 공간
홀에서 열리고 있었던 누군가의 결혼식 앞 역시 'W스러운' 칵테일바



‘W Taipei’ 호텔 옆에는 ‘TAIHU(臺虎)’의 스탠딩 바가 위치하고 있다. 2013년에 만들어진 ‘TAIHU(臺虎)’는 대만의 차(Tea), 열대 과일을 중심으로 한 100여 가지의 독창적인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는 로컬 맥주 브랜드로,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다섯 명의 공동 창립자(Co-founder)가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이 곳은 분위기에 더해 맥주 자체의 맛도 뛰어나며, 사용하는 로고, 맥주잔까지 모든 것이 그저 취향저격이다.



: 가장 좋아하는 대만의 맥주 브랜드, ’TAIHU(臺虎)’
호텔 옆 위치한 ’TAIHU(臺虎)’의 스탠딩 바, ’啜飲室 LANDMARK’
간혹 보이는 캔으로 판매하는 IPA는 즉시 장바구니행!



신이의 중심 거리에서는 갖가지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시정부에서 허가증을 받은 사람들만이 이곳에서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사전 검열을 거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퀄리티는 보장이 된다고 볼 수도 있고, 선택된 아티스트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질서 정연하고 매너 있게 쇼를 진행한다. 정부의 스마트한 정책 덕분에 단순히 화려한 쇼핑의 거리가 예술과 소통이 공존하는 멋진 장소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은 꽤나 부러운 대목이다. 



시정부에서 허가증을 받은 사람들만이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거리
늘 새로운 공연이 많아 보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 주인공, ’Humble House’ 호텔





HUMBLE HOUSE



‘폴 콕세지(Paul Cocksedge)’의 조명 작품 © Humble House



퍼포먼스의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오늘의 두 번째 호텔, ‘Humble House’가 모습을 드러낸다. ‘Humble House’는 대만의 특급 호텔 ‘Le Méridien’과 같은 그룹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미니멀한 인테리어와 차분한 색감이 세련된 호텔이다. 먼저 건물에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세계적인 조명 디자이너 ‘폴 콕세지(Paul Cocksedge)’의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이외에도 600여 개의 크고 작은 예술 작품들이 호텔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로비에 앉아있으면 직원이 가만히 다가와 향기로운 차를 내어 주기도 하는데, 그 정적인 분위기가 참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다. 



‘Humble House’의 로비, 앉으면 향기로운 차를 내어준다
미니멀한 데코가 아름다운 ‘Humble House’
알록달록한 컬러감의 ‘Paola Pivi’ 작품, ‘Crazy Ball’
: ‘무릉도원’이 떠오르는 작품, ‘The Moonlight’
호텔 내외부로 전시된 600개의 예술 작품들



로비층에 위치한 ‘THE TERRACE’는 외부 손님보다는 호텔 투숙객이 위주라, 신이에서 보기 드물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커피와 칵테일 등을 즐길 수 있다. 낮에는 잘 가꿔진 정원을 내다보며, 밤에는 반짝이는 타이페이의 야경을 보며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인데, 안타깝게도 현재 코로나로 인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Nature Tower’이라는 철근 작품이 설치된 정원 © Humble House
정원을 바라보며 위치한 ‘THE TERRACE’
타이페이의 야경을 보며 한적하게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곳
레스토랑이자 조식당, ‘LA FARFALLA’




특별히 럭셔리할 것은 없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객실 인테리어는 편안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실 신이 한복판에 한화 20만 원대 초중반의 가격으로 이 정도 퀄리티의 객실 및 서비스를 가진 호텔은 ‘Humble House’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결혼 준비차 한창 대만을 오갈 때 가장 많이 애용했던 호텔이기도 하다. 7층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은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반짝반짝한 ‘TAIPEI 101’ 빌딩을 보며 밤수영을 할 수 있다는 큰 메리트가 있다. 



‘Premier Room’
턴다운 서비스가 완료된 객실 내부
‘TAIPEI 101’ 빌딩이 보이는 야외 수영장



결혼식 때 칵테일파티 장소로 사용하는 조경이 예쁜 테라스를 보고 있으면 ‘Humble House’ 앞쪽으로 아름다운 석조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 바로 타이페이의 럭셔리 백화점, ‘BELLAVITA’이다. 전형적인 쇼핑몰의 모양에서 탈피한 아름다운 내부는 흡사 홍콩의 쇼핑몰 ‘LANDMARK’를 떠올리게 하는데, 로비의 데코가 매 분기 다른 테마로 꾸며진다는 사실도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색다른 스타일의 건물이니 굳이 쇼핑에 취미가 없더라도 한번 구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Humble House’의 조경이 예쁜 테라스
‘Humble House’의 조경이 예쁜 테라스
보는 재미가 있는 로비의 데코들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지하의 스타벅스






신이의 중심, ‘TAIPEI 101’
더 많은 타이페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dreamju’


> 인스타그램(@dreamju) 바로 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300억' 조개집 주변 상권은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