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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채용비리, 이대로 둘 것인가?

최근 강원랜드를 비롯한 공기업, 공공기관의 채용비리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전직 공기업 인사담당자로써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그와 같은 채용비리 기사를 접하면서 분노했을지 상상이 잘 가질 않는다. 얼마나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한숨을 내쉬었을지, 힘이 빠졌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 줄도 모르고 이번에는 시험도 잘 봤으니까 합격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던 취업준비생들, 당연히 실력으로 합격을 했어야 하는 지원자들이 탈락하는 대신, 힘 있는 사람들의 청탁으로 엉뚱한 지원자들이 그 자리를 빼앗아 취업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공기업 취업 관련 특강을 하다 보면 간혹 "공기업에 내정자들이 있다는데요?"라는 질문에 손사래를 쳐가며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공기업 채용이 그렇게 녹녹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강변하며 그런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실력만 키우라고 말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얼마나 썩었는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후퇴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래서 정치가,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 친분과 권력을 이용해 공기업 경영진에 채용 청탁을 한 많은 권력자들, 그런 청탁을 단호히 청탁하지 않고 자신에게 나중에 돌아올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청탁을 받아들인 공기업의 경영진, 그리고 그런 경영진의 지시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다가올 승진을 생각하며 무작정 채용비리를 실행에 옮긴 인사 관계자들..  그런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별일 아니라는 듯이 대충 넘어가려고 했던 사정기관들의 관계자..


그렇게 채용비리를 저지르고도 국민들 앞에서 고개 숙여 백번 사과하기보다는 어떻게 채용비리 명단을 입수했냐며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 일부 정치인들을 보면서 그저 한숨이 나올 뿐이다. 


거대한 암 덩어리를 보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를 병들어 죽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부의 강력한 조사와 사후조치에 대해 우선 박수를 보낸다.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파헤치고 밝혀내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단지 걱정이 있다면 그런 조사를 공기업, 공공기관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에서 우선 담당한다는 점이다. 과연 주무부처의 관료들이 그런 채용비리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 사회를, 우리나라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과감한 수술을 해야 한다. 담당 주무부처가 해당 공기업, 공공기관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범정부적 채용비리 합동조사팀을 우선 구성하고 각 주무부처의 감사실, 감사원, 검찰, 경찰 등으로부터 인력을 파견받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조사 결과를 한치의 꾸밈이나 숨김없이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하고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엄중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명단을 공개하여 다시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채용비리를 지시한 경영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채용비리를 실천에 옮긴 인사담당자들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사담당자들 역시 강하게 처벌을 해야만 경영진의 부당한 지시에 대항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채용비리를 통해 입사한 직원들은 반드시 채용을 취소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급여를 환수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런 부정한 방법을 통해 입사하고서도 계속 근무하게 된다면 그것은 제대로 적폐를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그래서 결국 어떤 수단이나 방법을 쓰던지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뜯어고쳐야 한다. 채용비리를 저지르면 결국 패가 망신하게 된다는 명백한 교훈을 남겨야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힘 있는 자들이 계속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세습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그래야만 지금도 취업을 위해 이를 악물고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정의를 믿게 될 것이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될 수 있다는 신념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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