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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나행 Nov 23. 2024

닥터 프로이트 - 6

예술가

어두운 쪽방 


몇 달 전

얻었던 고시원 하나,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요즘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영화에 나오는 그런 던젼 같은 곳은 아니었다


털썩 가방을 침대 위에 던지고

곧바로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오늘 사냥감들의

사진을

텔레그램으로

그리고 다운

자신의 컴으로 옮겨 담는

일을

능숙하고 재빠르게

해낸다.


오래된 컴퓨터만 아니었다면

5분 만에 

다 끝낼 수 있는

손놀림을 하고 있다.




불법 다운로드한

포토샵으로

사진을 편집하려는 순간


휴대폰이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010-****-**09

pd


"다 해가요" 

그는 영혼 없는 나지막한 대답부터 한다.


"12시 전까지는 보내야 한다

알지

우리가 비록 이런 짓을 하지만

신뢰 하나만은

칼 같은 것.


다 먹고살려고 하는 거야! 알지!


잘하자."

pd는 그냥 끊어버린다.


"개**

항상 지 말만 하지,

돈만 모으면 뜬다."




담배에 불을 붙이려다

아, 고시원이지 하며

다시 집어넣는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들이

날 것으로

화면에

나타난다.


여자들은 먹으라고 있는 거야.

결국 남자들 밑에 깔려서 

좋아요 하면서

미칠 것 아냐.


저 도도한 년부터 조질까?




그리고 포토샵과 일러

ai이미지 컨버젼을

잠에서 

불러일으킨다.


먼저 얼굴을 딴다


얼굴 레이어는 저장한 다음

엉덩이 부분을 수정한다.


이년은 여기가 조금 부족해


얼굴은 괜찮은데 아깝네...


시발 네년 힙 사이즈가 작아서

일이 늘어나잖아.


아시안 사이즈에서 외국 여성 평균

힙 사이즈로 

바꾼 후

paste 하기.......


한 명 한 명 7 명을 노가다로

토막을 낸다.


얼굴, 가슴, 힙, 다리

따로따로

압축해서

pd에게 전송한다.




물건에 따라서 가격은 달라진다.


얼굴 + 가슴 +힙 + 다리 순이다.


'마스터'급이 되면

오라는 곳은 많다.


연봉, 미쳤나.


우리는 성과제다.


작게는 몇만 원

크게는 몇백만 원이다.


기준은 누가 정하냐고

중국애들이

픽업해서 경매에 넘긴다.


수수료 명목으로 거의 20 퍼센트를 

강제 삭제 당하고

나머지 80을 조직과 내가

7 대 3으로 나눈다.


물론 내가 3이다.

내가 누구냐고?
묻지 마.

내 이름도 모르는 나야.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어이 이 글을 보는 형씨들!!

당신들도 좋아하잖아.
솔직해지자고.

당신들도
이쁜 여자가 누워서 하자고 꼬시면
"어, 저 여친 있는데요" 하나,

미친... 거짓말도 정성껏 해라.

나는 그래도 예술가야
예술가
알아들어!!!!

네들이 음란 마귀라고, 이것들아.

보는 너희들이
더 더럽다고.

너희들이 보니까

이 귀하신 몸이
위험을 무릅쓰고
예술하시잖아, 그래 안 그래!!!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이, 아가씨들

여자들도 많이 보던데, 

다 아는 수가 있어.

남자 동포 여러분!!!

여자들도 이런 거 좋아해요.
내숭 떠는 거야.

믿지 마, 알았지

형이 말해주는 거야.
우리 동생들 위해서,, 

잘 자라

그리고 좀 더 돈 바르고 해라.

그래야 
예술하는 나도
먹고살지..


부탁한다.







7명의 사지를 절단해 모았다 합쳤다


하루 이틀 해 본 솜씨가 아니다.


그는

오늘도 영혼 없는

손가락을 놀리며

첨단 프란켄슈타인을

창조한다



어느새

새벽 3시


뭐라도 먹어야 하나?


배민을 눌러보니


영업준비 중


이것들이 다 배가 불러 터져서

중얼거리며


냄비에 물을 올린다.


우연히 

아버지라는 사람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아버지와 엄마는

공사장 함바 집에서

식사 준비하는 아줌마로

노가다로

눈이 맞았다.


경북 어디 한 구석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한 3년 일하다

돌연히 사라진 수컷

아버지


그게 다다.


물론 

아버지는 기억이 없다.


10 살도 안 된 아이들이

기억이라고 할 게 있나?



아버지가 사라지자

엄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현장을 찾아

일을 나갔다.


나는?


보육원에서 기다려


엄마 꼭 올게.. 알았지

선생님 말 잘 듣고.


당시 세살이 조금 덜 되었던

아기는

자라면서 들었다


엄마라는 작자의 

마지막 말을


온다고?

믿었던 내가 미친놈이었다.


자립할 때까지

한 번도 온 적 없는 그년


언젠가 

너는

내가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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