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te Mar 30. 2022

화합을 이루는 화성(harmony)의 기원

피타고라스와 화성

안녕하세요 음악큐레이터 mute 입니다.


오늘은 음악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인 화성 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화성은 높이가 다른 여러음이 동시에 울리는 화음들이 모여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합니다.

과거부터 오늘까지 우리가 귀로 들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음악에는 이 화성이 존재하여 음악을 더욱 다양한 색으로 들리게 만들어주고 음악을 좀더 완벽하게 만들어 줍니다. 다양한 음들이 조화롭게 함께 울릴 때 이 완벽해진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을 주고 음악과 하나가 되어 황홀경을 느껴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합니다.


화성, 이 용어의 기원


헤라클레이토스, BC. 535 - 457 
엠페도클레스 BC. 493 -430


화성, Harmony, 이  Harmony 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  ἁρμονία (하르모니아) 에서 비롯 되었습니다. 

하르모니아 라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Herakleitos  헤라클레이토스  536-470 v. Chr. 와 Empedokles 엠페도클레스 (500-440 v. Chr.) 의 자연철학 저서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 용어는 '어떤 전체를 이루기 위해 그 전체의 구성 요소를 조정하여 꼭 맞도록 어울리게 한다'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헤라클레이토스와 엠페도클레스 이 두사람은 "자연의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는 각기 다른 성질을 갖고있는 것들이 조화롭게 딱 들어맞아 있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탄생과 소멸, 그리고 섞임과 나뉨 이렇게 대립된 존재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돌아가는 것이 바로 자연 이고 그 조화로운 공존을 지칭하는 용어로 하르모니아 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르모니아 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대상은 자연의 모든 것 이었습니다. 우주의 자전과 공전, 사계절의 변화, 불과 물, 생명의 탄생과 죽음 등 자연의 소산인 모든 것들이 한치의 어긋남 없이 세상을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 바로 하르모니아 였습니다.



피타고라스와 화성


이러한 조화롭게 공존하는 하르모니아 라는 개념을 음악에서 찾은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피타고라스의 정의로 유명한 수학자 피타고라스 입니다. 

굉장한 수학덕후였고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피타고라스는 리라의 현의 길이를 일정한 비율에 따라 다르게 하고 동시에 연주하게 되면 소리가 조화롭다게 들린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즉 어떤 화음이 가장 조화로운 소리인지를 수학 공식을 통해 해답을 찾은 것이죠. 


피타고라스, BC. 570 - 495


이 피타고라스의 리라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어느정도 되는 길이의 줄을 기준으로 잡고, 이 줄을 퉁기면 C라는 음이 난다고 생각해봅겠습니다.

그 줄을 반으로 나눠서 퉁기면? 즉 이 줄의 1/2길이를 퉁기면 한 옥타브 높은 C 음이 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줄의 길이를 줄여서 퉁길때 귀로 들리는 음을 기준으로 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수학적 비율에 따라 길이를 나누고 음을 듣는 다는 점입니다. 

이제 또 다시 이 기준 줄을 2/3 지점의 길이만큼 잘라 퉁겼는데 이 줄의 소리가 기준줄과 동시에 들었을때 듣기 좋은 화음이 나는것을 느끼고 또 다른 조화로운 다른음을 찾기위해 계속해서 일정한 비율로 계속 잘라 소리를 비교하며 퉁겼는데 결국엔 기준줄의 2:3의 비율인 음이 연주되었을때 가장 조화롭고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두 음의 화음관계는 완전 5도로 오늘날에도 가장 완벽한 화음을 뜻하는 음정 관계 입니다. 가장 조화로운 소리가 나는 2:3 비율의 음정을 또 기준점으로 잡고 이 줄의 2:3의 길이만큼의 음정을 찾고 계속 이런식으로 하다보니까 각 기준 줄의 5도 음정들이 생겨나 오늘날 이야기하는 도레미파시도의 기원이 여기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피타고라스는 이 수학적 비율을 통해 자연의 주파수들 즉 소리의 하모니아를 가시화 하고 정형화 했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듣는 음계와 화음 그리고 화성의 기초가 된 것입니다.


우주의 음악


더불어 평소에 천문학에도 관심이 깊었던 피타고라스는 이렇게 조화롭게 들리는 음악의 비율은 우주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주의 구조는 수학적 균형과 질서의 하모니아를 이루어 돌아가고 있으며 각각의 행성들은 하나의 음계로 존재한다고 믿었습니다. 행성의 운동은 천문학적인 질서를 따라 조화롭게 움직이는데 이것이 바로 천체 음악이며 앞서 설명했던 음악의 비율이 바로 우주적 질서의 기본 원리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음악은 우주의 하모니아를 축소해 놓은 것이라고 믿고 음악을 통해 우주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여기고 음악을 고등학문의 한 구성으로 배웠습니다.

아폴로와 뮤즈들, 행성구들 그리고 음악적 비율을 보여주는 르네상스 이탈리아판화, (ca. 1496)

고대에는 화성, 하모니를 단순히 음악에서 사용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해석했습니다. 자연의 섭리에서, 철학에서, 수학에서, 음악에서 하모니 를 발견하고 계속해서 추구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듣는 음악도 화음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이 세상이 예전처럼 아름답지 않은 이유는 어떤 이유가 됬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음악과 권력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