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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두콩 Jun 06. 2023

서툰 농부, 살살 농사에 재미 붙이다.

밀밭에 기대어

내가 사는 동네는 시내에 가까운 촌이다. 일이 있으나 없으나, 시내에 나가 얼쩡거리고 돌아다니고 돌아온다. 도서관에 가서 낮잠도 자고, 가끔 알바도 하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먼 서툰 농부 이제 반년쯤 지났나?

이제 눈 뜨면 밭에 나가본다. 별로 하는 일은 없다. 우리 집 강아지 동구 데리고 나가서 우리 먹을 푸성귀 심어 둔 텃밭에 밤새 꼬꾸라진 애들은 없는지, 배수가 더딘 밀밭, 지난밤 비에 엉망이 된 건 아닌지 살펴본다. 하늘이 지어 주는 농사에 아름다워지는 밀밭에 감탄한다. 농부 선배들은 “이기 뭐냐고?”호통을 치겠지. 풀이 나서 엉망이라고 ㅎㅎ 흐드러진 볼똥도 한 움큼 와그작와그작 따 먹는다.



… 다들 자기만의 삶이 있고, 삶에 정답이 없다는 걸 발견했으면 좋겠다. 모두가 월급을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질 수는 없다. 월 300만 원을 못 버는 게 머리가 나쁘고 게을러서,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자신을 채찍질하기보다는 월 100만 원을 벌어도 나 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보면 좋겠다. <우리가 농부로 살 수 있을까>중에서_종합재미상사 지음

당근에서 나눔 받아 의자 한 두 개 밀밭에 놓았다.

밀 베기 전에 누구라도 쉬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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