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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Mar 17. 2023

'우울한 감정‘ 이렇게 해결해 보세요

사모 에세이

사모님이 되기 전 가장 많이 들은 말 중에 하나는 '사모가 되면 우울증에 걸린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언제나 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또 신앙 안에서 건강한 모습만 보여야 하는 그 자리가 오히려 사람을 고립시킨다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저 또한 사모가 되고 나서 약 1년 동안은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삶을 나눌 공동체가 없다는 거였고, 또 하나는 이 우울한 마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문사모 인스타그램에서 스토리 기능을 통해 사모님들께 몇 가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중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정체성의 혼란,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41%로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모님들께서 마음의 문제, 감정의 문제를 가지고 계시는 것이죠.


저 또한 감정의 어려움을 겪어 봤기에 그동안 '우울한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썼던 방법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 참고로 제가 느낀 우울한 감정은 계속해 오던 일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고 정확한 원인이 있는 우울감을 말하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은 아님은 알려드립니다.




1.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묵상


저는 오랜 시간 묵상을 통해 제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문사모 묵상 방법' 바로가기) 단순히 성경을 읽고 지식을 쌓는 게 아니라 지금 내 처지와 상황에 대하여 하나님께 허심탄회하게 묻는 시간을 말이죠. 제 노트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왜'였습니다. '하나님 왜 저를 사모로 부르셨나요?', '하나님 왜 이곳은 저를 힘들게 하나요?', '하나님 왜 저분은 저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가요?'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싫은 그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님께 이유를 묻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선 그때그때 마다 말씀을 통해 제가 버텨야 할 이유를 알려주셨습니다. 또 과감히 떠나야 할 때는 떠나라는 사인도 주셨죠.  혹시 어찌할 수 없는 상황 가운데 힘들어하는 사모님이 계시다면 묵상을 통해 하나님께 도움을 구해보세요.


내가 눈을 들어 산을 바라보리라. 나의 도움은 어디서 오는가?

나의 도움이 천지를 만드신 여호와에게서 오는구나.

그가 너를 넘어지지 않게 하실 것이니 너를 지키는 분이 졸지 않으시리라.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은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으신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키시며 네 오른편에서 너를 보호하시니

낮의 해가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못하리라.

여호와께서 너를 모든 위험에서 보호하시고 네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시리라.

네가 어디를 가든지 그가 너를 지키실 것이니 지금부터 영원히 지키시리라.

(시편 121편, 현대인의성경)



2. 여행 또는 쉼의 시간 가지기


사실 저희 가정은 첫 사역을 끝낸 후 약 1년 동안 자체 안식년을 가졌습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부부싸움으로 가정은 망가졌고, 연말에는 코로나까지 걸려 몸까지 다 망가진 상태였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때는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시기라 대부분의 교회가 온라인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희 가정은 주일 아침에 온라인 예배를 드린 후 무작정 차를 타고 나갔습니다. 맛집도 찾아다니고, 예쁜 카페도 돌아다니며 우리의 몸과 마음에 쉼을 주었습니다. 결혼을 하자마자 사역을 시작했기에 제대로 신혼을 즐기지도 못한 저희에게는 그때가 신혼이었죠. 여름엔 친한 친구네 부부와 강원도로 여행을 가기도 했습니다. 시원하고 너른 바다를 보니 저절로 마음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너무 힘들어 그만하라는 S.O.S를 보낸다면 쉬어가 보세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마지못해 겨우 겨우 하는 사역이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행복과 은혜 안에서 누리는 사역을 원하실 테니까요.

그때 봤던 강원도의 푸른 바다



3. 좋아하는 사람과의 교류


사모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외로움'입니다. 소속된 공동체도 없이 홀로 교회만 왔다 갔다 하면 어느새 마음은 공허해지고 사람들과의 진실된 교제가 그리워지죠. 하지만 사모라는 신분으로 어울릴만한 여건과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교회 밖에서 그 인연들을 찾아보세요. 저는 마음이 한창 힘들고 어려울 때 신앙 안에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교제를 많이 했습니다. 친한 친구네 부부부터 청년부 시절 힘이 되어주셨던 간사님 부부, 그리고 모교회 목사님 등. 사역하고 있는 교회와 상관없는 분들이니 제 어려움과 고민을 속 시원하게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모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나를 향해 건네는 위로의 말을 들으니 마음까지 시원해졌습니다. '아... 이것이 진정한 교제였지...' 마음의 위로를 받으니 또 누군가를 섬길 힘을 얻게 되었죠. 사람은 절대로 혼자 살 수 없습니다. 모든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도 예수님, 성령님과 함께 일하셨으니까요. 우울한 감정을 절대로 혼자서 해소하려고 하지 마세요. 지금 당장 즐겁게 교제했던 친구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어려움을 털어놔보세요. 만약 주변에 그럴 만한 사람이 없다면 '함께사모'에 사연을 신청해 주세요. 기도제목이나 마음의 어려움을 공유하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 보아요.



4. 취미 만들기


독서, 운동, 그림 그리기 등의 취미는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줍니다. 사모로써가 아닌 본연의 모습으로 즐길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만약 취미가 없으시다고요? 취미는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가지고 있는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몰랐죠. 그때 저는 '클래스101' 사이트를 통해 '일기 쓰듯 쉽게 기록하는 일상 드로잉'이라는 클래스를 수강했습니다. 기초부터 천천히 방법을 배우고 나니 제 아이패드는 훌륭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어, 이 이야기 사모툰으로 그리면 너무 좋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내 마음에 집중하니 어느새 내가 겪는 어려움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지금 마음이 어렵고, 그 시간들을 버텨낼 방법을 모르겠다면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보세요. 어쩌면 내가 겪고 있는 그 어려움을 하나님께서는 선하게 바꾸어주실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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