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와서 내가 자기 계발을 위해 쓴 돈이라곤 전부 아이를 위한 육아 코스였다. 홈 몬테소리 과정에 200 달러, 몬테소리 웨비나에 50달러, 그 외에 잔잔한 도서 구매 역시 대부분 육아 또는 이유식 서적이었다. 이제야 온전히 나를 위한 소비, 나 자신을 위한 자기 계발 비용을 결제했다는 사실이 참 달콤하고도 씁쓸했다.
아마존 인플루언서 프로그램 튜토리얼 코스의 명칭은 Your Guide to Success!. 그 이름값을 꼭 해주길 바라며 결제 완료!
그녀의 코스는 한 챕터당 5분 내외로 20개의 강의를 모두 완료한다고 해도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대단한 명강의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간소해서 살짝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 비용은 강의에 대한 비용뿐 아니라, 내가 나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투자금이기에 다음 단계로 클릭했다.
드디어 시작한 아마존 인플루언서 프로그램 과정
처음 내가 통과해야 하는 관문은 개인 소셜 미디어 심사 과정이다. 아마존 인플루언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기존 아마존 계정으로 로그인하거나, 회원가입을 하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면 내가 가입한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계정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계정에 접속해야 한다. 물리적인 팔로워 숫자뿐 아니라, 최근까지 얼마나 활발하게 팔로워들과 소통하는지를 보는 소통 Engagement 지수까지 파악하는 것이다.
나는 내 인스타그램 계정을 입력했다. 팔로워 774명. 콘셉트도 없고, 톤 앤 매너도 없고 그저 한국에서는 마케터의 비하인드 일상을, 미국 와서는 육아와 집밥 시리즈 정도를 간헐적으로 업로드하는 정도였다. 오히려 1차 합격되는 게 더 이상하다 생각하며 꺄우뚱하는 찰나. 바로 결과가 나왔다.
정말 오랜만에 받아보는 정중한 거절의 메시지. 하지만, 그마저 반가웠다.
예상했다시피, 정중한 거절의 메시지를 받았다. 내가 계정을 입력하면서도 손가락 끝까지 빨개지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자, 그럼 오늘부터 다시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해야 하나? 하며 허우적거리는 찰나, 제2강으로 넘어갔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에 이런 댓글이 달린 적이 있다. "나는 소셜 미디어를 활발히 하지도 않고, 팔로워도 30명 정도인데 이런 나도 할 수 있는가?" 그녀의 대답은 "물론이죠!"였다. 그 답이 2강에서 나왔다.
TikTok is the Most Engaging Social Medai App. You Can Start From There Again.
하... 10대들의 바이럴 전당으로 알고 있는 그 틱톡 말하는 것인가? 맞았다. 아마존에서 원하는 인플루언서는 엄청난 팔로워수를 자랑하는 메가 인플루언서보다, 작은 팔로워에게 얼마나 진실되고(Genuine), 제대로 된 (Authentic) 콘텐츠를 전달하고 소통(Engaging) 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라는 1강의 핵심 내용이 떠올렸다.
그런 의미에서 바이럴의 전당인 ‘틱톡'은 초기 유저가 활발하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 반신반의하며 틱톡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고, 바로 계정을 만들었다. 내 계정 아이디를 만들고, 프로필을 써보고, 프로필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이 짧은 과정을 수행하며 이런 기회가 오는 것에 감사했다. 2000년 초반, 싸이월드부터 나름 소셜 미디어 계정을 만들며 지인들과 소통했지만, 단 한 번도 나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인지, 내가 업로드하는 콘텐츠의 콘셉트는 무엇인지, 나의 타깃은 어떤 사람인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한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