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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석 Sep 25. 2022

슈퍼맨

금쪽이들을 보며

  요즘 이상 행동을 하는 어린이들을 관찰하고 상담해주는 TV 프로그램들이 더러 있다. 나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저 아이가 학교에 가면 어떻게 지낼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 아이를 맡을 담임 선생님을 떠올린다. 스무 명 넘는 학생들을 동시에 가르치고 있는 한 명의 교사가 저 아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선생님들이 그런 아이들을 위해 하는 일은 단순하다. 그 학생을 맡아서 가르치며 한 해 동안 그 학생과 살아간다. 부모가 돌보지 않는 시간, 학교에 있는 동안은 그 아이를 책임지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어떤 학생을 만나든지 그 학생에게 변화와 성장이 있기를 기대하며 가르친다. 혹시라도 그 아이를 변화시킬 무슨 방법이 있을까 늘 고심하고, 혼자서 되지 않으면 동료교사나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TV 프로그램을 보면 간혹 자기 자식을 막 대하는 부모가 있는데, 교사는 학생들을 그렇게 대할 수도 없다. 그 아이를 계속해서 지켜보며 매일 몇 번이고 타이를 뿐이다. 한 명의 아이로 인해 선생님이 다른 학생에게 관심을 쏟지 못할 때도 있다. 요즘은 그런 아이들이 한 교실에 두세 명씩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고 그런 학생에게만 관심을 쏟아서도 안 된다. 모든 아이에게 관심을 주며 같은 마음으로 가르쳐야 한다.

  이 밖에도 교사들이 해야 할 행정적인 업무는 줄지 않고 있어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슈퍼맨처럼 살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을 처리하다 보니 상담가부터 변호사, 청소부, 경찰, 작업 보조 등 해야 할 역할도 많다. 선생님들은 힘들어하면서도 묵묵히 해내고 있다. 그러다 몸과 마음에 병이 나기도 한다.

  비단 교사들만 이런 상황을 겪는 것은 아닐 테다. 우리가 매일 온갖 물건들을 편하게 받아 볼 수 있게 해주시는 택배기사님만 해도 새벽부터 상품을 분류하여 맡은 구역의 한 집, 한 집 찾아가 배달하시는 모습이 슈퍼맨과 다르지 않다. 푸석해진 머리를 매만져 예쁘게 바꾸어주는 미용사, 뜨거운 기름 앞에서 생닭에 가루를 입혀 맛있는 치킨으로 튀겨주는 치킨집 아저씨, 마트에서 빠른 손놀림으로 재빨리 계산해 주는 계산원, 아무리 높고 큰 건물도 뚝딱뚝딱 짓는 건설기술자, 그 큰 건물을 깨끗하게 청소하시는 분들 모두 슈퍼맨인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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