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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i Jul 03. 2019

캐나다 결혼 준비 첫번째

캘거리 새댁의 이민일기 #2


캐나다 땅을 밟은 그 날 딱 하루 쉬고, 그다음 날부터 결혼식 준비에 들어갔다.

웨딩 장소는 둘 다 크리스천이고 캐나다 결혼식에는 초대할 하객도 별로 없기 때문에 작고 조용한 교회로 미리 남자 친구가 예약해두었다.

웨딩드레스는 무조건 비싸고 럭셔리한 걸로 입어야 한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뒤로하고, 어차피 한국에서 한번 더 결혼식을 할 거라서 그때 비싼 거 입자라는 생각으로 캐나다 웨딩은 간소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남자 친구가 알뜰하다고 칭찬해줬다)

그 당시 셀프 웨딩이 한창 유행하기 시작했었는데, 맘에 드는 사이트에서 가성비 대비 썩 괜찮은 드레스를 사 왔고 웨딩슈즈는 친한 친구 지영이에게 선물 받았다.

남자 친구의 수트는 DKNY에서 이미 기성복으로 나온 걸로 구입했다. 예물은 예물이라고 칭하기에도 민망한, 너무 간소하게 둘이 끼고 다닐 웨딩 밴드와 프로포즈링, 그리고 내 목걸이와 귀걸이 한 세트만 했다.


우선 셀프 웨딩촬영 장소인 밴프와 레이크 루이즈에 가서 촬영 답사를 했다.

어디 스팟에서 찍어야 예쁘게 나올지,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할지 등등을 생각하면서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두 번째로 방문한 밴프와 레이크 루이즈는 여전히 감동이었다. 내가 이 곳에서 웨딩촬영을 한다고?

비록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고 우리끼리 하는 셀프 촬영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차올랐다.

답사를 마치고, 촬영 전날까지의 며칠 동안은 미리 주례 선생님을 만나 뵙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으며 소소한 촬영 소품 준비를 했다.

남자 친구의 누나(라 쓰고, 현 시누이라 읽는다)가 찍사를 해주기로 했고, 그녀의 남편은 옆에서 짐 들어주고 이것저것 도움 주는 촬영보조를 해주기로 했다.

넷이 함께 2시간을 달려 레이크 루이즈에 도착했다. 캘거리에서 밴프는 1시간 남짓 걸리고, 레이크 루이즈는 2시간 정도 걸린다.

땅덩이 살벌하게 넓은 이 캐나다에서 록키산맥과 가까운 곳에 산다는 것은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화장의 '화'자도 모르는 나는, 평소에 선크림 바르고 그 위에 팩트 한 번 바르는 것으로 끝이었는데 이 날 역시 다를 게 없었다. 배경이 끝내주니 얼굴 따위는 자연스럽게 커버가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

레이크 루이즈에 도착해서 fairmount hotel 화장실에서 웨딩드레스와 슈즈를 장착하고 촬영 시작!

여름 날씨에 비해 약간 쌀쌀하고 바람이 좀 불긴 했지만, 비교적 화창한 날씨여서 촬영하기 나쁘지 않았다.


레이크 루이즈에서 1차로 촬영하고 밴프로 옮겨 2차로 촬영한 다음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캔모어로 이동하여 3차 촬영을 하고 저녁쯤에 캘거리로 컴백했다.

저녁식사를 뭘 할까 고민하다가, 모두의 만장일치로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을 배 터지게 먹고 디저트까지 흡입한 다음 집에 도착하자마자 기절했다.






                                                       

                               정말 배경이 다 한 무보정 컷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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