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대충 정준하짤)
중고등학교 시절에 내 취향은 더 확고했던 것 같다.
아이돌 음악 중에서도 인기 없는 음악이지만 멜로디가 맘에 들면 주궁장창 듣기도 했고, 다들 빅뱅, 2pm 음악을 좋아할 때 남몰래 팝송을 들었다. 이상하게 가요 노랫말은 공감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팝송은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많아 듣고 있으면 맘이 편했다. 가끔은 친구나 부모님께도 이야기 못하는 부분들까지 위로받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었다.
지금은 내 취향이 뭔지 모르겠다. 일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취향 찾기 자아 찾기보다는 회사에서 일하는 게 더 재밌기도 했다. 얼마 전에 처음으로 재즈바라는 곳도 가봤다. 냉소적인 나에게 다소 생경한 경험이었지만 다시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재즈를 대할 때는 다르게 보였다. 뭐든 진지하게 경험해봐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바로 서재페를 예매했다. 돈 버니까 이쯤 해도 되잖아.
경험에 아끼지 않기로 했다. 허리줄 졸라매며 절약을 하려고 애매하게 아끼다가 다른 데 쓰게 되더라. 조금이라도 끌리거나 궁금한 척수가 생기면 생각하지 않고 경험해 보기.
그런 의미에서 다음 주에는 태국요리클래스도 예약해 놨다. 취향 인스타도 만들었다. 삼 학년 중반을 달려가는 내가 부디 35에는 나의 세계가 펼쳐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