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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 HUGH Dec 31. 2018

모바일 접근성 UX

꼭 필요한 걸까?







최근 진행중인 프로젝트에서 접근성관련 UX 개편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지금껏 해왔던 디자인과는 너무 다른 분야라 생소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도 실제로 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까라는 의문도 들면서  이 작업이 시간낭비일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접근성 UX개편, 
그만한 노력이 가치가 있을까?


전 세계 인구의 15%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고 이는 10억명정도라 한다. 이는 인도 인구수 13억명보다 조금 못한 수준으로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큰 마켓이 될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에 집계된 장애인 수만 267만명이다.


우리나라 장애인 수 267만, 많은걸까?

모바일 쇼핑앱 1위인 쿠팡의 월 사용자 수 (MAU) 818만명이다.  이에 1/3 수준으며 그들의 스마트폰 보유비율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통계로만 보더라도 무시할만한 숫자는 아니라고 본다.


장애인 스마트폰 보유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쓰는사람이 있을까? 얼마나 잘 쓰고 있는걸까?


장애인들은 얼마나 스마트폰을 잘 쓸까?

점수로 치면 모바일 접근성은 몇점이나 할까?


2017년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실시한 사용성 테스트에 따르면 78.3점 이라고 한다. 

웹 접근성은 작년에 비해 2.2점 향상된것과는 다르게 모바일 접근성은 작년과 유사한 수준이라 한다.

(웹과 앱에서 각각 평균 61.0점과 78.3점을 취득)



생각보다 낮은편은 아니라 생각했다.

사실 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걸 본적이 없기에 마냥 어려울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빠른 IT발전속도에 비해 장애인사용자는 소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대로 아무 규제없이 방치된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정보 접근성 격차는 더 넓어지고 말것이다.


물론 정부차원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을 마련해 놓았지만 강제성이 부족해 아직 많은 스마트폰 앱들은 접근성 기능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국가정보화 기본법 제 32조에 따르면,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정보접근 보장을 웹에서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로 확장 하였다. 하지만 강제성을 띄고 있지 않다. 그러니 접근성 기능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 앱들이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는 78%나 되는 실정이다.



< 국가 정보화 기본법 제 32조 (개정 2018.02.21) >

국가기관등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장애인ㆍ고령자 등이 쉽게 웹사이트와 이동통신단말장치(「전파법」에 따라 할당받은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간통신역무를 이용하기 위하여 필요한 단말장치를 말한다. 이하 같다)에 설치되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보장하여야 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접근성이 반영되지 않은 앱의 비율은 78%이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자칫 비장애인 사용자들의 사용성을 해치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일단 모바일을 벗어나 우리 주변 생활환경을 살펴 보겠다.

아래 사진들은 내가 직접 찍거나 인터넷에서 발췌한 우리 삶속에서 스며들어있는 장애인 배려들이다.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보안을 위해 이어폰 꽂이가 있는 ATM




건물마다 의무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주차공간이 있어야 한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보조장치




저시력자를 위해 가장자리에 검은색으로 페인트를 칠해 계단임을 잘 보이게 하였다




옛날아파트에도 흔히 볼 수 있는 휠체어 배려 아파트 입구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엘레베이터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시가 있었던가? 

매일 오르내리는 지하철계단에 가장자리에 검은색 바탕으로 되어 있었다는걸 우린 눈치라도 채고 있었던가?


우리에겐 너무 익숙해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들정도로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우리 삶속에 스며들어가 있다. 심지어 아파트 입구에 있는 휠체어전용 입구는 유모차를 끄는 아이엄마에게도 꼭 필요한 장치이다.


앞으로 접근성 UX디자인의 방향은 휠체어전용 입구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에게도 이득을 가져다 주며 그들에 대한 배려가 있고 그걸 눈치도 못채게 하는 그런 디자인 말이다.

(나도 안다. 말은 쉽게해도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는걸)


그렇다면 자연스레 일반 사용자들의 사용성을 해치는 일은 없게 될 것이다.






이거.. 왜 해야될까?


전세계의 15% 인구인 장애인 사용자이라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하는 비지니스 전략에서는 주 타켓 사용자층이 아닐수도 있다. 사실 이를 디자인하고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리소스도 적지 않다. 차라리 타겟 사용자에게 더 집중하는게 효율적일수도 있다. 


하지만 장애인 전용 주차장이 있고 장애인 전용 이어폰잭이 있는 ATM이 있는것은, 물론 비지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은 아니다. 다른 인종, 성소수자 그리고 장애인들과 더불어 사는 이 커뮤니티 공간에서 우리가 해야하는 배려이고 다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건물짓는데 장애인 전용 주차장 시설 만드는것과 다른 카테고리로 보면 안된다.


은행, 마트, 세탁, 음식배달 등 돌아다니지 않고도 핸드폰 하나로 모든일을 처리할 수 있는 지금 정보화 시대에 스마트폰이야 말로 장애인에게는 일상생활에서의 필수템이 되었다.


미관상의 목적으로 백화점 앞에 시각장애인 보도블록을 제거하면 안되는것처럼 이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접근성 UX라는 기본적인 배려는 필수로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접근성 UX라는건 감수해야할 디자인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배려하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 구글 “모두를 위한 앱 접근성 개선, 어렵지 않다” (https://www.bloter.net/archives/326698)

- 2017,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정보화진흥원

- [보도자료]_한국정보화진흥원_2017년_접근성실태조사

-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의 기대와 아쉬움 (http://abnews.kr/1H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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