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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운 Feb 05. 2024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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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새벽부터 종일 종종거리며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 오후에는 꼭 정말이지 손가락 까딱 할 기운조차 없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달리기를 한 것도 아닌데 숨이 차고, 몸이 중력을 4배는 더 받는 것처럼 땅에 납작하게 가라앉는 기분…

안 되겠다 싶어 책상에 잠시 엎드렸는데 살풋 잠이 들었다. 잠결에 드르르 앞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 선생님 잠들었나 보다 - ‘

소곤거리는 여학생 두 명의 목소리와 함께 각각 교실에 두고 간 태권도 가방과 필통을 챙기는 듯한 기척이 느껴졌다. 맘 같아선 몸을 일으켜 뭐 놓고 간 거야 아 - 말이라도 건네고 싶은데, 의지가 육신의 피로를 이겨내지 못하여 본의 아니게 계속 엎드려있었다.


내 주변을 기웃기웃하다가 교실을 나가려는 찰나,

내 왼쪽 뒤통수 너머로 들려오는 작은 속삭임 -

’ 사랑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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