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기록소 #8
가끔 기분이나 컨디션이 조금 별로인 날, 죄책감이 들 정도로 느끼하고 짭짤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날 나는 부스스한 머리로 씻지도 않고 가장 편한 옷을 입은 채로 까르보나라를 만든다. 물론 먹고 나면 후회가 조금 들지만 리프레쉬에 이만한 음식이 없다.
이탈리아에 가본 적도 없고 이태리 음식점에서 음식을 배워본 경험도 없지만 유튜브 선생님이 계시기에 조금만 찾아보면 본토 유명 요리사의 레시피를 전수받을 수 있다. 파스타에 관해선 조금 깐깐한 와이프도 이제는 인정해주는 파스타만들기의 핵심은 면수에 충분히 소금간을 해서 면에 적당하게 간이 배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전분기를 머금고 있는 면수를 충분히 소스에 넣어서 간을 보충하고 소스와 면을 겉돌지 않고 들러붙을 수 있도록 만들면 된다.
이탈리아의 까르보나라는 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날달걀과 치즈를 이용해 소스를 만든다. 내 레시피도 크림을 사용하는 미국식 까르보나라가 아니라 달걀과 치즈를 혼합해 만드는 방식이다. 다만 파스타 먹을 때도 김치를 찾는 우리 입맛에 맞춰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넣어 조금 알싸한 감칠맛을 추가했다.
2인 기준
파스타면 2인 분량 (분량과 면을 삶는 시간은 포장지에 적힌 것을 따르는 것이 제일 안전하고 맛있다.)
소금, 후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마늘 3~4쪽, 베이컨 6장, 버터 1큰술
페퍼론치노 4~5개, 계란 3개, 이태리 파슬리 한 줌, 올리브유
1.냄비에 물을 충분히 받고 소금을 한 큰술 정도 넣은 뒤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파스타 면을 넣고 삶는다. 면 삶는 시간은 포장지에 적힌 것을 따른다. 해당 레시피의 경우 면을 건저낸 뒤 추가로 소스와 가열하지 않으므로 면을 잘랐을 때 심이 보이지 않도록 충분히 익힌다.
2. 팬에 올리브유를 약간 두른뒤 잘게 썰어 놓은 베이컨을 넣고 구워준다. 불을 너무 강하게 하지 않고 베이컨의 기름이 충분히 빠져나오고 바삭해 질 때까지 굽는다. 베이컨이 갈색되도록 충분히 구워지면 건져둔다.
3. 올리브유와 베이컨기름이 섞인 팬에 얇게 저민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넣고 가열해 기름에 향을 입혀준다. 마늘은 쉽게 탈 수 있기에 주의한다.마늘이 노릇하게 익으면 불을 끄고 다시 베이컨을 넣어준다.
4. 큰 볼에 계란 1개와 노른자 1개를 넣고 포크로 저어준다. 너무 많이 져어서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계란물과 동량의 치즈를 갈아넣고 소금과 후추로 약간의 간을 해준다.
5. 3의 팬에 익은 면을 넣고 면수 2큰술과 버터를 넣어준 뒤 잘 섞어준다. 조금 식은 뒤 4에서 준비한 계란물을 부어 준다. 준비해둔 파슬리의 절반을 넣고 섞어준다. (면과 기름이 뜨거운 상태에서 계란물을 넣으면 계란이 익어 스크램블에그가 되버린다. 주의)
6. 플레이팅 그릇에 파스타를 담고 계란 노른자 한개를 올린다. 파슬리, 후추, 치즈, 올리브유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