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기술이 자연스럽게 발전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대단한 착각이죠.
People are mistaken when they think that technology just automatically improves.
기술은 스스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It does not automatically improve.
많은 이들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만 진보하는 것이죠.
It only improves if a lot people work very hard to make it better.
일론 머스크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환경오염을 없애는 기술이 나타날 거야. 세월이 해결해 주겠지.
우리 애는 한글을 뗄 수 있을 거야. 시간이 좀 지나면 하겠지.
우리 애는 언젠간 말할 거야. 기다려보자.
이런 생각을 자주 하는 나에게 일론 머스크의 말은 대충 살지 말라는 경고 같았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면, 육아에서 벗어나 쉬고 싶다. 그럴 때는 아이가 알아서 자라주기를 바라게 된다. 아이가 어느새 자라 있어서 편해질 때까지, 세월이 드리운 커튼에 숨고 싶어 진다.
하지만 그건 도피일 뿐이다.
인간은 처음 태어나면 누워만 있다. 누군가 기저귀를 갈아입혀주고 먹여주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아기는 몸을 뒤집으려고 용을 쓴다. 뒤집기에 성공하면 기어보려고, 그것도 성공하면 걸어보려고 끙끙거린다.
초등학교 1학년을 막 시작하면 '바른 자세로 앉는 법', '바르게 연필을 잡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어느 것 하나 저절로 잘하게 된 것이 없다.
나는 스스로를 패배자로 여겨왔다. 이번 생은 글렀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끊임없이 실패하다가 끝끝내 성공했고, 우리도 그 모든 과정을 거쳤다. 걷고, 말하고, 젓가락을 쓰고, 글을 읽는... 지금은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이 훈련으로 숙달된 것이다.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성공하며 자랐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해왔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
우리 어른들이 그랬듯 아이들도 이끌어주어야 한다. 아이의 몸과 마음은 치열하게 성장한다. 그 분주함을, 양육자는 들여다봐야 한다. 시행착오를 들여다보는 게 과거의 상처를 들쑤시겠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