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의사의 영어뇌 만들기
If the purpose for learning is to score well on a test, we've lost sight of the real reason for learning.
만약 배움의 목적이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함이라면, 우리는 배움의 본질을 저버린 것이다.
by Jeannie Fulbright
몇 주 전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지난 2월 11일 필자의 아들의 생일날에 출간하게 된 "신경과 의사의 영어뇌 만들기”의 1,000부가 거의 다 읽혀서, 2쇄를 찍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출판사와 함께 윤문 작업을 하면서, 조금 아쉬움 있었습니다.
그래서 2쇄의 소식에 필자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친구인 마음드림 의원 원장님의 도움을 받아 얼른 윤문 작업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제가 항상 책에서 강조한 언어의 중요한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본질은 의사소통을 통한 정보교환입니다.
그리고 정보교환에는 감정, 사상, 지식, 경험 등을 포함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언어의 본질을 망각하여, 비(非) 본질에 신경을 쓰거나 아까운 우리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즉 철자에 집착하거나, 문법에 집착하거나, 어떤 표현이 맞다 혹은 안 맞다 라는 것에 집착하는...
간혹 EBS 영어 교육 게시판에 진행자의 발음하나 틀린 것 혹은 표현이 하나 다른 것을 지적하며, 장황하게 글을 쓰고, 결국은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하기까지 합니다. 아들러의 심리학을 조금 인용하여, 약간 비약적으로 표현하면, 그들의 영어공부 목적은 방송 게시판을 통해 남의 꼬투리를 잡는 것이며 그 목표를 위해 방송을 듣는 분들이겠지요.
여하간 1쇄에 들어간 50여 군데 이상의 철자 및 맞춤법의 틀림을 확인하였으나, 지인들이나 필자의 이메일에 수정해달라고 하신 분들을 보면, 3군데 이상 틀린 부분을 찾는 분이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Better late than never"라는 표현을
"Better never than late"로 인쇄했음에도 이를 지적한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
이유가 뭘까요?
바로 언어란 의사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문장을 읽고, 문법이 맞지 않거나, 철자가 틀려도 그 뜻을 그리며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추가로 한마디 더 한다면, 어떤 영어 방송을 듣고,
'표현이 틀렸다.' '해석이 틀렸다.' '발음이 틀렸다.'
라고 하시는 경우를 간혹 보는데,
사실 이는 '표현이 다르다.' '해석이 다양하다.' '발음이 다르다.'입니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들의 경우도 발음과 표현이 지역마다 다르고, 억양도 다르며,같은 단어여도 그 의미가 다릅니다. 심지어는 어떤 표현은 문법적으로 그르게 볼수 있다 해도, 그러한 표현이 실제 통용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바로 언어의 역동성, 언어의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이라고 하겠지요.
언어의 본질을 배워 어떠한 외국어를 습득하기에 혹은 좋은 것만 바라봐도 세상의 것을 다 볼 수 없는 짧디 짧은 우리의 인생인데, 뇌 에너지 및 인생을 낭비하는 것을 볼 때 참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몇 년 전 캠브리지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철자가 틀린 문장을 주고 사람들에게 읽힌 뒤 혹시 뭔가 이상한 것 있었냐? 는 질문을 했지만, 대부분 특별히 잘못되거나, 이상한 것이 없다고 답한 것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Aoccdrnig to a rscheearch at Cmabrigde Uinervtisy, it deosn't mttaer in waht oredr the ltteers in a wrod are, the olny iprmoatnt tihng is taht the frist and lsat ltteers be at the rghit pclae. The rset can be a toatl mses and you can sitll raed it wouthit porbelm. Tihs is bcuseae the huamn mnid deos not raed ervey lteter by istlef, but the wrod as a wlohe."
Chances are you also understand it. It purports that the order of the letters inside a given word doesn't matter, as long as the first and last letters of each word are in the right place.
You can read the words because the human mind reads words as a whole, and not letter-by-letter.
사실 위의 문장은 철자가 엉망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글을 읽을 때 단어 하나하나가 아닌 단어 전체를 읽고, 그 의미를 머리에 그리며,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어떤 단어를 떠올릴 때 그 단어의 뜻을 머리에 그리며,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는 제가 쓴 '신경과 의사의 영어뇌 만들기'에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점입니다.
우리는 영어 단어를 볼 때, 혹은 어떠한 영어 문장을 볼 때 이를 해석하려 하고, 그리고 이해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단어를 한국어로 해석하는 것은 또 다른 "번역의 뇌"를 사용하는 것으로써, 신경학적으로 뇌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언어의 본질적 기능을 저버리게 하는 것입니다.
공포!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릅니까?
얼마 전 본 '곤지암'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는 분도 계실 수 있으며,
혹은 이전에 경험한 끔찍하게 무서웠던 추억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공포하다.(announce)'를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랑!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릅니까?
지나간 옛사랑이 떠오를 수도 있고, 부모님의 사랑, 혹은 자식사랑 등을 떠 올 릴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영어!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릅니까?
학창 시절에 끔찍하였던 문법공부나, 수능시험, 혹은 전혀 쓸모없는 2만 개 단어정리 책 등이 떠오를 수 있고,
혹은 외국인 앞에서 쩔쩔매었던 기억들이 생각나지는 않는지요?
Savor! 하면, 맛깔난 음식이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그러한 영어교육이 하루속히 자리 잡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