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악당이 되기 싫었고, 나의 침묵으로 그가 발전할 기회를 빼앗았다.
예전에 구조 조정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팀 전체가 바뀌다 보니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양한 협업을 해야하는 마케팅 부서 내에 갈등이 많이 오고 간 적이 있다. 몇 달 후, 회사 인사팀 (People Team)에서 우리 마케팅 부서를 데리고 2시간을 걸쳐 피드백 워크샵을 진행했다.
직장 동료와 갈등이 생긴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사실 이 질문에는 내가 취한 '액션'보다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쟁점이다. 동료-동료 혹은 상사-직원의 관계 속 필요한 원칙은 2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업무적' 관계를 넘어서 모든 동료/직원에게 개인적인 관심 (Care personally)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업무에 관심 외에 그 이상의 관심을 주어야지만 신뢰를 쌓을 수 있다. 두번째는 성과와 상관없이 당사자에게 피드백을 주는 노력이다.
워크샵에서는 꽤 유명한 '완전한 솔직함 (Radical Candor)'의 책을 기반으로 한 Framework를 우리들에게 알려주었다.
당신은 어느 쪽 성향에 속하는 사람인가? 사실 보수적인 공동체에 있다면 '고의적 거짓' 혹은 '파괴적 공감'에 속할 확률이 높다. 내가 침묵함으로서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고 서로 악감정을 생기지 않게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과연 좋은 직장 문화일까?
지독하게 솔직하라! 넌 못 된게 아니라 확실하게 지적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관계 형성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완전한 솔직함'이라고 말한다. 완전한 솔직함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구축하고 의사소통이 열림으로 건강한 협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전하게 솔직하되, 칭찬과 지적 사이에는 균형이 늘 잡혀야 한다. 가능하다면, 지적보단 칭찬을 더 많이 해 줌으로서 그 사람에 대한 진심을 전달하고 동기부여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적을 하게 된다면 그 사람을 까는 것(?)이 아니라 개선해 볼 수 있는 점 위주로 피드백을 주자. 그리고 피드백 언제나 받는 사람에겐 개인적일 수 있기 때문에 할 말을 잘 준비하고 방에 들어가야 한다. 이게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까.
또한, 책에서 '직장에서 피드백 주는 법'에 대한 팁을 준다:
감정에 대한 강요는 역효과를 낳기 때문에 언급하지 마라 ("슬퍼하지마" 절대 금지)
지적할 때 개인화하지 마라 ("너가 틀렸어"가 아닌 "그 부분이 잘 못 되었어"로)
칭찬은 공개적으로, 지적은 개인적으로 해라
자기 생각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상대방도 본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대화 환경을 구축해라
혼내는게 아니다.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파괴적 공감 + 고의적 거짓에 속한 동료였다. 그 사람이 내 피드백을 받고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우리의 좋은 관계가 무너지면 어떡하지? 내가 설마 공격적인 사람으로 낙인되는건 아닐까? 라고 고민하면서 말이다. 우리 모두를 위한 선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단지 나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 감정을 이용하려는 시도라는 걸 깨달았다.
상대방이 업무를 잘 해내지 못 해서 "다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겠다.", "다음에는 그냥 내가 해야겠다" 라고 마음 먹는 순간 나는 감정 소모를 줄이긴 했지만 그 동료는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모르고 그로 인해 그 사람의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된 사람들도 실제로 보았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지만 동료로서 그 사람의 성장에 기여한 것도 없던 것이다. 그런 내 모습이 정말 별로였다.
내가 꼭 상사가 아니라도 동료가 있다면 이 원칙은 늘 적용된다. 오히려 실무를 함께 하다 보니 나의 피드백이 그 동료에겐 더 납득이 갈 수 있다. 되돌아보면 내가 지금 이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계기도 360도 피드백 덕분이었다. Goal setting과 Self-reflection도 좋은 습관이지만 동료들의 피드백은 늘 예상보다 훨씬 더 날카롭고 성장의 시작점이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기억하자 - 피드백은 1) 정확하고, 2) 시기 적절하고, 3) 구체적으로 주어야 한다.
다음에는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주는 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뤄보면 좋겠다. :)
앞으로도 착한 회사 동료 말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동료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