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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닷밀 Jul 10.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한글로 꾸며보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프로젝션 맵핑 B컷 - 닷밀 정인 아트 팀장

닷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의 ‘프로젝션 맵핑’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프로젝션 맵핑은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된 영상을 투사, 마치 다른 성격의 공간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로서,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그라운드 표면에 프로젝션 맵핑을 진행했습니다.


닷밀 평창 메이킹 - 우리는 이런 작업을 했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은 정말 1분 1초를 아껴가면서 진행할 수밖에 없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절대적 시간 자체가 부족하기도 했고, 국제적 행사에 멋진 결과물을 선보이고 싶은 욕심까지 더해졌죠. 아트웍을 만들어내고, 컨펌이 이뤄지는 작업이 24시간 동안 멈추지 않았습니다. 매일매일 수많은 아트웍이 탄생하고 수정됐고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아쉽게도 무대에 오르지 못한 ‘선수단 입장’ 레퍼런스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선수단 입장

‘선수단 입장’은 사실 ‘쇼’의 관점에서 그리 주목받는 순서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각 국의 선수들이 입장하는 순서다 보니 주인공은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국기와 나라 명칭이 노출되는 선에서 종료됩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볼 때, 무려 1시간의 동안 진행되는 선수단 입장은 개폐회식의 메인이벤트이기도 합니다. 총연출을 담당하신 송승환 감독님은 선수단 입장 콘셉트를 ‘세계에 한글을 알리 수 있는 디자인’으로 잡았고, 우리는 ‘자음과 모음’을 알릴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자음과 모음으로 무대를 만들어보자




한글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자랑스러운 유산인 ‘한글’은 세계 제일의 효율성을 가진 언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시간을 배워도 글의 원리를 알 수 있다고도 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조금 욕심을 냈습니다.


“선수단 입장이 한 시간이라면, 세계인들에게 한글의 원리를 조금이나마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한 시간이라면 한글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둥그런 그라운드에 자음과 모음을 배치시킵니다. 그리고 각 국가의 선수들이 입장할 때, 자음과 모음은 가운데로 모여 문자를 만들어 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92개국이면, 92번의 한글 조합이 이뤄집니다. 92번이라는 시간이라면 한글의 기본 원리 정도는 알릴 수 있지 않을까요

92번 조합, 한글의 기본 원리 정도는 알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



해시계, 앙부일구

세종 시기의 해시계, ‘앙부일구’의 이미지를 둥그런 그라운드에 결합하였습니다. 앙부일구의 외곽에 자음과 모음을 배치했으며, 실제 해시계에서 보이는 해 그림자 이미지를 입체감 있게 살리려 노력했습니다. 콘셉트가 정해지고 나선 재질과 색감 등 레이아웃을 정리해가는 과정들이 진행됐습니다.


결론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이 글은 무대에 오르지 못한 작업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제 개회식에서는 자음과 모음, 해시계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선수단 입장’ 동안 한글의 원리까지 설명하기는 조금 벅찬 시간이었고, 우리의 결과물은 모두를 설득시키지 못했습니다.


아쉬움은 분명하지만 모든 것은 닷밀, 그리고 제가 앞으로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지요.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올림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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