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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닷밀 Jul 23. 2018

제주의 숲에서 헤엄치는 고래

옥외 홀로그램 제작기 – 닷밀 김한석 기획팀장

숲 속에서 고래가 헤엄친다


우리가 알고 있던 평범한 숲은 깊은 밤이 되자 소설 속 판타지 공간으로 변화합니다. 상상 속의 동물들이 튀어나올 수도 있고, 시들었던 꽃들이 활짝 피어나기도 합니다. 장소도 크게 상관없습니다. 동굴 속일 수도 있고, 도심 한가운데 일수도 있지요. 


제주, 포레스트 판타지아


닷밀이 수년 전부터 구상해 온 애드온 테마파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존에 활용되던 공간의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뛰어난 연출력과 아트웍이 필요하며 홀로그램과 프로젝션 맵핑, 일루미네이션 등과 같은 기술적 능력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닷밀이 가장 잘 하는 일입니다. 


2017년 5월, 오랜 준비 끝에 우리는 제주 조각공원 ‘포레스트 판타지아’에 최초로 ‘옥외 홀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약 1km의 길지 않은 구간이었고, 옥외 홀로그램 이외의 다른 요소들을 함께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많은 부분들을 배웠고 우리의 가능성을 증명했던 기회였습니다. 


1년간의 프로젝트 - 현재는 보실 수 없어요



제주의 자연환경에 맞서기 

제주도는 애드온 테마파크의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최적의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뚜렷한 사계절을 가지고 있으며, 바람도 많이 불지요. 아,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기본입니다. 제주도의 숲에서 4계절을 버텨낸 옥외 홀로그램이라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문제가 없겠지요. 그렇기에 더욱 많은 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설계 구상에만 3달 정도의 시간을 몰두했고,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일주일에 2번씩은 왕복을 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2달 내내 상주한 팀원들도 있었습니다.  



바람과 비, 눈에도 버티고 작동돼야 함은 물론이고 공원의 경관을 해치지 않아야만 했습니다. 낮에는 기존 공원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홀로그램 지지 철봉은 나무 모양으로 제작하고, 모든 거치함은 위치한 지역의 ‘보호색’에 맞도록 준비를 했습니다. 





제주에 고래를 띄우다

“숲 속의 아쿠아리움” 


숲에서 고래와 정어리 때를 만나는 것이 호랑이를 만나는 것보다 특별한 경험이기에, 우리는 숲 속에 아쿠아리움을 만들자는 콘셉트를 잡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담벼락에는 해파리들을 담아냈고, 한낮에 평범하게 걷던 숲길에는 고래를 띄웠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실내에서 하던 작업을 실외에서 구현해야 했고,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기획하고 만들고 성공시켜야 했던 작업이었기에 시행착오는 필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결과물은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완성됐고, 닷밀만의 효율적인 워크플로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우리의 다음은 분명 더욱 훌륭한 것이라는 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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