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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제로 Dec 05. 2020

기억과 기록을 마치며

여러분께 보내는 편지라고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며 내내 편지를 받은 기분이었다면 좋겠어요. 


책에 실은 글은 사실 여행지에서 뚜벅뚜벅 걷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걸음을 멈춰 메모하고

그 글들을 다시 다듬어 실은 것들이 절반이에요.

좋은 경험이든, 아픈 경험이든
그 순간에 떠오른 생각과 감정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
붙잡기 위해서 길 위에 멈추곤 했습니다.

그 글들 중에는 정말로 누군가를 향해 썼던 편지도 섞여 있고요.


언젠가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땐 더 느슨한 마음으로 여행하고 싶다고 생각하곤 해요. 

종종 그렇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하기도 하고요.

저의 첫 장거리 여행, 처음 밟아보는 대륙이 너무나 두려웠기에 

겁을 먹고 너무 많은 인연, 기회, 추억을 놓친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당시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고,

떠올려보면 기분이 좋아지기에 마냥 놓치기만 한 건 아닌듯해요.


근데 막상 또다시 돌아가 여행하라고 하면 

지레 겁먹고 소심한 여행자로 돌아갈 것 같긴 해요. 

프랑크프루트 중앙역 앞에서 호의를 거절하던 
독일 온지 4일차였던 저처럼 말이에요.

그럼에도 언젠가, 언젠간 떠날 수 있다면 

그때는 더 느슨한 여행자가 되겠노라 이렇게 또 다짐을 합니다. 

네르하의 한 식당에서 주인 아저씨가 건넨 술을 

원샷했던 것처럼 조금은 느슨하게요. 


소중했던 저의 빛나는 순간들. 기록을 마칩니다. 

그 순간들에 함께 머물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기록 속 기억이 여전히 그렇게 빛나기를 바라며

다제로, 다영 드림. 


추신.  

여러분의 빛나는 순간들 속으로도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요. 

언제든 그 순간들 속으로 초대해주세요. 

글이든 사진이든 좋아요.






ⓒ 다제로 all rights reserved.

https://www.instagram.com/dazero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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