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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제로 Oct 10. 2021

save days 2.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해주나요?

나를 아끼는 습관 네 가지


나를 위한 개인주의


"누구를 위한 하루를 사나요?"

보답하고 싶은 게 많은 가족, 고마운 연인,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생계.

무수한 대상이 답이 될 수 있지만, 쉽사리 '나' 스스로를 위해 산다고 말해본적 없었다.

때로는 어떤 목표가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었고, 어느날은 소중한 마음을 전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하루를 버텨내었지만 그냥 아무 이유없이 단순히 '나' 때문이란 대답을 못했다.


지독한 개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모습과는 정반대의 태도였다.

개인주의는 사실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아닌가?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오늘 하루의 목표를 외부에서 찾지 않고, 그저 세상에 태어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하며 오늘을 소중히 쓰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를 위한 개인주의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나를 아껴주기 위해 가장 먼저 들인 습관은 네 가지가 있다. 


-


<1> 로션 바르기

...?

로션 바르기라니. 상당히 어이없을 수 있는 말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로션을 바를 때의 우리 모습을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 의미 없이 손만 바삐 움직인다.

건조함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내는 '생존'을 위한 것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때로는 너무나 귀찮다. 특히 바디로션이 나에게 그런 존재인데, 나를 위한 개인주의자가 되겠다 생각한 뒤로는 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하루 중 거의 유일하게 스스로를 보듬고 만져주는 시간. 

이렇게 정의내리고 싶어졌다. 

귀여운 강아지, 사랑하는 연인의 머리칼은 그렇게 쓰다듬으면서 

왜 그동안 스스로를 보듬어줄 생각은 못 하고 귀찮다고만 여겼을까.

이후 샤워를 마치고 몸 구석구석을 마사지하며 바르는 바디로션이 참 보드라웠다.


<2> 내 공간 청소하기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쉼 호흡을 크게 한다.

그리곤 바쁘다는 핑계로 어지럽힌 방을 청소한다.

청소라는 건 참 신기하게도 많은 감정을 안겨준다. 정신없이 일정이 가득한 날에는 귀찮음을, 나른한 주말 오후에는 죄책감을, 생각이 복잡한 날에는 약간의 안정감을 준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소란스러운 땐 청소를 한다. 복잡한 마음을 책상 위를 가지런히 정리하듯 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러곤 한다. 

청소를 마치면 내 공간, 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는 공간을 가꾼 것에 대한 보람이 느껴진다.

동시에 나를 아껴줄 수 있다. 왜 그런 말이 있지 않나, '누추한 곳에 귀한 분이'

나를 누추한 공간에 밀어넣지 말고, 귀한 공간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3> 여유로운 시간 갖기

여유(餘裕). 

1.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

2.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모두가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여유롭고자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대부분인 현실.

어렸을 땐 더 사랑받고 싶고, 더 석차가 높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에 마음에 남은 자리가 없었다.

그땐 그게 최악의 어려움일줄 알았건만, 왜 때문인지 시간이 갈수록 여유없는 항목이 더 많아졌다. 정해져있는 월급으로 보험료와 식비 등을 빼면 물질적 여유가 없었고, 수중에 있는 자금으로 회사 근처에 자취방을 구하려면 공간적 여유가 없었고, 바쁘게 일하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한마디로 행복할 '틈'이 없었다.

어느 퇴근길에 한숨만 푹푹 쉬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의문을 가졌다. 행복하고 싶고, 그러려고 사는 건데 왜그럴까. 어쩌면 스스로 그 길을 막은 건 아닐까.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더 어두운 우울감이 지배했다. 이대론 안 될 것 같아 여유를 되찾기 위해 사소한 습관을 만들었다. 오전 업무를 끝내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만든다. 그리곤 커피를 다 마실 때까지 천천히 책을 읽는데, 짧지만 잠시 스위치 오프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더이상 글씨를 읽고 싶지 않은 날엔 그냥 유튜브에서 명상 음악을 틀고 10분이라도 명상을 한다.

정말 작은 틈, 그 틈을 차곡차곡 쌓아 오늘을 더 아끼기 시작했다.


<4> 나를 위한 요리하기

요리를 꼭 해야 할까? 배달주문하는 게 더 빠르고 가성비 있는데.

맞다. 대한민국에서 요리를 하는 건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바쁜 현대인의 생활 중에 집에서 여유롭게 음식을 해먹는 건 어쩌면 드라마일지도 모른다.

매일 째깍째깍 빠르게 돌아오는 출근시간에 맞추려면 아침은 거르거나, 간단하게 우겨 넣는다.

해가 질무렵 집에 돌아오면 힘이 쪽 빠져 요리는 커녕 씻기도 귀찮다.

주말에는 시간이 많으니까 어떠냐고? 곧 있으면 월화수목금퇼 다시 월요일이다.

그래서 늘 식사는 밖에서 사먹거나 간편식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게 다였다.

그러다보니 참 하루하루가 퍽퍽했다. 영화 <리틀포레스트>를 보면 이런 대사가 있다.

"배가 고파서" 서울에서 취준을 하던 혜원은 고향으로 돌아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그 대사가 와닿았다.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어도 내내 허기 질 때가 있다.

먹으면 먹을 수록 허기가 진다. 그럴 때 허기를 달래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집밥이었다.

비록 요리를 잘 하지 못해 맛은 좀 없는 편이지만, 오직 나만을 위해 만든 음식은 배가 불렀다.

퇴사를 한 다음부터는 거의 매일 '나'에게 오늘은 뭘 먹일지 고민했고 요리했다.

마치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내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나를 아끼는 마음을 듬뿍 담아 내어놓는 요리는 그렇게 위로가 되었다.


-


어떤 대상을 아껴주는 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 같은데

정작 스스로를 아끼고, 하루를 소중히 즐기는 방법은 왜 찾으려 하지 않았을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나의 작은 습관들. 그런 습관이 모여 나를 위한 개인주의자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친구 생일선물을 고를 때처럼 내가 좋아하는 건 뭔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건 무엇인지 고민하고 오직 스스로를 위한 습관들을 만들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그렇게 비로소 나를 위한 개인주의자들이 많아지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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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DO4hpJ-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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