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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Jan 17. 2024

지나가는 일에 마음 쓰지 마세요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출간 일지

작년 5월, 출판사에 최종원고를 보냈다. 빠르면 8월에 출간할 수 있겠다는 대표님의 말에 단숨에 달나라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본문 디자인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언제쯤 책으로 만들어질까. 드문드문 출판사 대표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디자인 작업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하며 미안해했다. 여전히 본문 작업 중이며 언제 완성될지 모른다. 첫 책 쓰기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기다림밖에 없다.


서점 매대에 놓여있는 책을 상상하며 출간되기만을 기다렸다.


오매불망 대표님의 연락을 기다리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출판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최종 원고를 보냈어도 보장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계획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고대하는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의 기대가 한순간에 어그러질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한 해를 넘기면서 출간이 되느냐는 이미 손을 떠난 문제라는 것을 느낀다.


지나고 보니 쓸데없이 감정 소모만 한 게 아닌가 싶다. 출간될 수 있는 것일까 이대로 엎어지는 것은 아닐까 새벽에 일어나 원고를 다듬던 지난날이 헛수고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불편했다. 아내와 첫째에게 출판 계약서를 보이며 자랑한 일도 일찍 축배를 든 것이 아닌가 후회한다. 무엇보다 출간을 목표로 했더니 부단히 글 쓰는 일이 멈추고 말았다. 글 쓰는데 게으름만 피우고 있다.


"만약 그쪽에서 당신의 책을 출판하겠다고 하면 아주 잘된 일이지만, 그것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당신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일입니다. 계속해서 글을 쓰는 데에만 정진하십시오."
- [뼛속까지 내려써라 에필로그 중에서] -


다시, 의연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이루고 싶은 것은 출간이 아닌 글 쓰는 삶이다."


지나가는 일에 마음 쓰지 않기로 했더니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보였다. 알고 보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도 쓰지 않았다. 집필하게 된 이유와 동기는 무엇인지, 어떤 주제로 썼는지, 누구를 위한 책인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책의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최영원 저자 [하루 1시간, 8주에 끝내는 책 쓰기] 책에서 독자를 유혹할 수 있는 카피를 쓰라고 했다. 책을 보고 어떤 카피 문구가 좋을지 고민했다. YES24 eBook에서 '육아', '에세이' 키워드를 검색하고 책 표지를 살폈다. 눈에 띄는 카피 문구를 찾았다. 출간하고자 하는 책과 어울리게 카피 문구를 고쳐보고 따로 메모했다.  


예비 아빠, 0세~7세 부모 필독 성장 에세이
교육복지사 세 아이 아빠가 들려주는 요즘 아빠 육아 이야기


그사이 대표님에게서 본문 초안이 완성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초안 검토 후 의견을 달라는 메일이었다. 현재 소소하게 교정교열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솔직히 반가우면서도 불안했다. 끝 모를 기다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 판매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제목을 올려본다. 책의 완성도를 함께 높여보자는 느낌으로.

왼: 1안, 오: 2안

 


 어떤 글씨체가 끌리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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