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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Nov 08. 2023

평범한 직장인, 3년 안에 세 권의 책을 쓰겠다

올해 [나는 사회복지사 세 아이 아빠입니다] 가제로 출간 계약을 맺었다. 책 쓰기 꿈은 사회복지 현장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우연히 글쓰기 플랫폼을 찾다가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2018년 1월 처음으로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솔직히 일곱 번 만에 선정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도전한 무모함이 용하다. 브런치 작가 타이틀과 함께 생애 첫 글쓰기 삶이 시작되었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5년 만에 '내 생의 첫 책 쓰기' 꿈이 문턱에 서 있다.   


나는 교육복지사다. 학생들의 학교 생활 적응을 돕는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협력적인 관계를 맺고 한 아이의 안정적인 학교 생활을 위해 맞춤 지원을 한다. 대체로 학생과 가정의 행복한 삶을 위해 상담하고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한다. 필요하면 외부 기관과 연계해 돕는다. 주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과 양육 환경이 안정적이지 못한 가정을 사례관리하는데 감정 소모가 이만저만 아니다. 더군다나 세 아이 아빠다. 처한 상황과 환경만 생각하면 책 쓰기는 가당치도 않다.


기질과 성격도 글쓰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20대에 검사한 MBTI에서 INFP가 나왔다. 몇 개월 전 MBTI 연수에서는 ISFP가 나왔다. 20년이 넘도록 한결같은 모습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무색했다. 먹고살기 위해 S성향으로 훈련된 것 말고는 사실상 그대로다. 따져보면 INFP가 진짜 모습에 더 가깝다. 20대와 30~40대를 비교해 보면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았을 뿐이다. 에너지가 부족한 I형, 계획적이지 않고 즉흥적인 P형, 느긋하고 만사 귀찮아하는 F형으로는 부단하게 글을 쓰는 것이 힘들다.


평생 한량으로 살라하면 살 수 있는 내가 왜 이렇게 글을 쓰려고 하는가. 현실보다 꿈에 더 가치를 두는 N성향 때문일까. 가끔은 쓸데없어 보이는 일에도 열심이다. 생각해 보면 '내 생애 첫 책'에 의미를 두었기에 브런치 작가에 도전할 수 있었다. 보장되지 않는 원고를 계속해서 퇴고할 수 있는 것도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기대했기 때문이다. 비록 첫 출간 계약이 육아에 관한 이야기지만 언젠가는 하는 일에 대해 쓸 것이다. 후배들에게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 위로와 공감, 영감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


교육복지사의 삶 그 자체로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일했으면 책의 소재와 주제로 충분하다. 올해 교육복지사로 일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10년 동안 한 우물만 팠는데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깝다. 꼰대 나이가 된 것인지 몰라도 사회복지 관련 학위나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 교육복지사 후배 신입 동료들에게 지난 경험과 노하우를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학교에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과 위기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평범한 직장인의 꿈이다.

© marcospradobr, 출처 Unsplash

며칠 전 노트에 3년 안에 쓸 책 제목을 떠오르는 대로 끄적거렸다.

[교육복지사가 만난 아이들]
[66일 자녀의 좋은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
[교육복지사의 일]
[교육복지사의 기획 노트]
[교육복지사의 독서 노트]
[교육복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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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복지사의 뒤에 어떤 말을 붙여도 그럴싸하다. 교육복지사 시리즈로 출간해도 되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미소 짓기도 했다. 내가 쓴 책이 서점 매대에 꽂혀있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출간 리스트를 적었다. 이왕이면 베스트셀러 말고 스터디셀러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2024년 집필할 첫 번째 책 [66일 자녀의 좋은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는 2021년 학생들의 기본생활습관을 기르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다음 해 교육청 우수 사례로 소개되어 이후 몇 학교에 여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제목 그대로 66일 동안 실천 행동을 정해 프로젝트 기간 동안 실행하는 것이다. 학생은 매일 하루 한 문장 쓰기, 감사일기 쓰기, 감정일기 쓰기 중에 하나를, 부모는 매일 자녀와 15분 대화하기, 30분 놀기, 그림책 읽기 중 하나를 선택해 실천한다. 프로그램의 진행 과정을 담고 싶다.


2025년 집필할 두 번째 책 [교육복지사가 만난 아이들]은 사례집이라고 볼 수 있다. 윤철수 저자 학교사회사업가의 이야기 [산타가 만난 아이들] 책을 모티브 한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윤철수 교수님은 1세대 학교사회사업가(복지사)로 현재 나사렛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님이다. 학교사회사업가의 삶, 학교사회사업가가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필집이다. 사회복지사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고전이나 다름없는 책이다. 10년 동안 학교에 일하면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2026년 집필할 세 번째 책 [교육복지사의 일]은 교육복지 주요 가치를 업무 흐름도에 따라 정리한 책이다. 자발, 관계, 공동체, 협력, 사례관리, 지역 네트워크,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상담의 기술, 초기 면담 기술 등 업무에 필요한 내용으로 쓸 것이다. 장인성 저자 [마케터의 일] 책처럼 교육복지사의 일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교육복지사의 자질과 가치, 학교 현장에서의 정체성과 역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 당사자와 협력적인 관계를 맺는 법 등 교육복지사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싶다.    

 

내 생애 첫 출간 계약을 했지만 사실 1차 본문 디자인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출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해서 출간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나. 이대로 엎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다. 문제는 글쓰기 자체가 멈췄다는 것이다. 몇 개월 동안 출판사의 피드백을 기다리느라 글을 쓰지 못했다. 이제는 새로운 글쓰기 작업을 시작할 때다. 글 쓰는데 들이는 에너지만큼 마음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나로서는 움직일 때가 되었다. 결국 3년 안에 세 권을 쓰는 원동력이 되리라. 예언이자 예열의 글이기도 하다. 딱 3년만 책 쓰기에 미쳐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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