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가출한 영혼을 기다립니다

다시, 독서모임

by hohoi파파

교육복지사 동료들과 두 번째 독서 모임을 가졌다. 교육공무직 동아리에서 만난 선생님들이다. 학습 동아리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 어느 한 선생님이 독서 모임을 가져보자고 했고 몇몇 선생님들이 좋다고 했다. 사실 마음 한편에 언젠가 다시 독서 모임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선생님에게 망설임 없이 참여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 발제자가 그림책 두 권을 추천했고 한 달 만에 다시 모였다.


정해진 틀이 없어 부담이 적고 편안한 분위기라 좋다. 발제자가 추천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지난 모임 때 발제를 맡았고 개리 비숍 저자의 [시작의 기술] 책을 골랐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한참 고민하다가 독서 모임의 시작을 알리는 책으로 좋을 것 같았다. 지나고 보니 다양한 이유로 독서 모임에 참여한 선생님들의 동기를 끌어주었다.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으면 덜 힘들 것 같고, 책 읽기 습관을 들이고 싶고, 동료 선생님과 만나는 자체가 좋고, 책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고 싶고... 선생님들의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반가운 이유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모임에 참여하지만 결국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서로 위로받고 치유와 성장을 경험하려는 몸부림일지 모른다. 책으로 이어진 모임이자 관계다.

두 번째 모임에서 헨리 블랙쇼 저자가 쓴 [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책과 올가 토카르 축 저자가 쓴 [잃어버린 영혼] 책을 읽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선생님의 의도인지 몰라도 두 권의 책 내용은 맞닿아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안의 아이를 언제나 아끼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어떤 아이를 품고 있을까. 가끔 있는 모습보다 과장되게 꾸민다. 조용한 아이지만 장난기가 있다. 자신감이 넘친다.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 꿈을 꾼다. 웅크리고 등 돌려 앉아 있는 아이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그림책 표지처럼 두 팔을 활짝 편 아이처럼 자유롭다. 가끔은 혼자 있고 싶고 짜증과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가 있다. 요즘 부쩍 할 일을 미루고 만사 귀찮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문제는 내면아이가 불쑥불쑥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진짜 속마음을 알아주지 않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 생기는 일이다. 그렇게 내팽개쳐두면 결국 영혼은 잃어버리게 된다.


"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 거예요..." -[잃어버린 영혼]-


"사람들은 보통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우리를 찾다가 지치고, 더럽고, 할퀴어져 있는 모습이 돼버린 잃어버린 영혼들. 어쩌면 독서모임은 내 안의 아이를 아끼고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한, 잃어버린 영혼이 다시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만남이 되지 않을까. 독서 모임은 더는 시간에 좇기며, 일에 파묻혀 사느라 영혼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이요. 진짜 마음을 알아주고 적절하게 표현하겠다는 용기다. 다시, 독서모임을 시작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꾸역꾸역 브런치 작가 생활을 이어온 동기이자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