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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Mar 27. 2024

마곡나루 1번 출구

출간 일지- 두 번째 미팅

출판사 대표님과 두 번째 미팅을 가졌다. 


그동안 최종 원고를 보내고 세 번의 원고 수정을 거치면서 실제로 출간될 수 있을까 걱정다. 진전이 없는 본문 디자인 작업에 출간 계획이 엎어지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2시간 동안 표님과 이야기하면서 '쓸데없는 걱정을 했구나' 싶었다. 아직 첫 책도 지 않은 상황에 다음 책을 집필하는 것이 언감생심일지 모르지만 스스로를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기로 했다. 


"대표님, 만날 날은 언제쯤 될까요?" 


사실 이번 미팅은 급만남으로 이뤄졌다. 


약속 잡기 며칠 전, 대표님에게 2차 원고 수정 사항 보내면서 언제쯤 만날지 넌지시 물었다. 그 주에 장인어른을 모시고 서울에 갈 일이 있었다. 겸사겸사 경기도에 사는 처제 집 미리  있으, 어찌어찌 토요일에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메일로만 소통하고 작업하는 것이 불안했는지 모른다. 진행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지금 말하지만 제 답장 올지 모르는 대표님의 연락을 기다리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날은 대표님의 답장이 바로 왔다.


대표님은 에필로그 편집하고 있다며 정하는 대로 메일 보내겠다고 했다. 이어 대표님은 언제 시간이 괜찮은지 물었다. "책 나오기 전에 뵐까요?, 아님 나오고 나서 뵐까요?" 대표님의 문자를 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책 나오기 전에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주 송탄에 머물 생각입니다."

"첫 미팅 때처럼 서울에서 만나도 괜찮습니다."


I형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만날 의사를 밝혔다. 마침 송탄에서 강남역으로 가는 M5438 광역 버스가 있었다. 대표님에게 강남역에서 내릴 거라고 말했더니 찾아오기 쉽게 약속 장소를 정해줬다.  

"마곡나루 1번 출구에서 뵙죠"

"신논현역에서 급행열차를 타고 오면 됩니다."

"몇 시에 뵐까요?"

"저는 오전 10시, 11시, 12시 괜찮습니다."


두 번째 출판사와의 미팅이 잡혔다. 3월 16일 오전 10시, 마곡나루 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사천리로 약속을 잡았다.


약속 당일, 아침 7시에 처제 집에서 나왔다. 서두르는 바람에 약속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했다. 마곡나루 1번 출구로 나와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아침밥을 먹을 겸 다음 지도를 고 주변을 검색했다. 24시간 운영하는 북창동 순두부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웃기지만 내 생애 첫 결연한 아침 식사가 아니었을까. 순두부찌개를 먹으면서 긴장된 마음을 다잡았다. 뭐부터 물어볼까 밥을 먹으면서 질문거리를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앞으로 어떤 과정이 남았나요?
앞으로 작가가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요?


출간을 책으로 배우고 있어 뭐가 뭔지 모다. 보통 본문 디자인 작업을 한 뒤에 표지 디자인 작업을 한다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다.


혜영 저자 [언포자가 알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책 쓰기]를 보고 출판사 못지않게 저자도 책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어떻게 홍보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작가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마케팅 방법을 듣는 김에 출판사는 어떤 전략으로 판매하는지 듣고 싶었다.


약속 시간 10분 전, 1번 출구를 서성이면서 대표님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물 유리창에 비친 모습을 보고 연인 드라마를 찍는 줄 알았다. 1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10년 같이 보냈다. 얼마 만인지 약속 시간이 다가올수록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드문드문 연락되고 회신이 늦어질 때마다 속이 타들어갔다. 그만 만나자는 통보를 받을까 봐 전전긍긍했다.


누군가 검정 백팩을 메고 한 손에 종이가방을 들고 스크를 쓰고 오는데 대표님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잘 지내셨어요? 오시느라 애쓰셨죠?"

"대표님이 동선을 신경 써줘서 편하게 왔습니다."

"급행을 타서 그런지 편하게 왔습니다."

"근처 커피숍으로 가서 이야기 나누시죠.


다음 글은 커피숍에서 나눈 대화 중심으로 발행하겠습니다. 생애 첫 출간 일지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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