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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Apr 18. 2024

둘째의 속마음


오늘은 둘째 미술 수업이 있는 날이다. 오후 5시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문득 둘째는 언제 행복해할까 궁금해졌다. "지호야~지호는 언제 행복해?" 말을 듣자마자 아들의 눈 휘둥그레졌다. 잠시 생각하던 아들이 말했다. "음... 강현이랑 놀 때가 좋아. 미술 학원 갈 때." 아~ 미술 학원에서 강현이랑 노는 좋구나. 그럼 언제 행복해? "음... 아빠랑 때." 아빠도 지호랑 행복해. 마지막으로 하나만 말해 볼래? "음... 똘똘이." 참고로 똘똘이는 장인 장모님이 키우는 반려견 이름이다. 아~ 그럼 고산 행복하겠네? "맞아" 둘째가 맞장구를 쳐줬다. 생각해 보니 둘째와는 이런 대화를 기억이 없다. 속마음을 처음 물어본 것 같다. 미안한 마음에 아들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속상함은 언제 느끼는지 궁금해졌다. "그럼, 지호는 언제 속상해?" 질문을 듣고 동공지진이 일어나는 둘째. 아빠가 오늘따라 왜 저러신대 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빠가 지호가 언제 행복하고 속상한지 알아야 속상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지. 지호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게 입을 뗐다. 대충 짐작은 했는데 아이 입으로 직접 들으니 마음이 무너진다. "엄마가 화낼 때." 분명 말은 했지만 괄호하고 아빠를 안에 적었을 것이다. 또 언제 속상해? "선생님이 혼낼 때" 아들의 말을 듣고 요즘 자주 혼나는구나 싶었다.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제야 둘째의 마음이 느껴졌다. 둘째가 속상함보다 행복감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지호야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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