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둘째미술 수업이 있는 날이다. 오후 5시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문득둘째는 언제 행복해할까궁금해졌다."지호야~지호는 언제 행복해?"말을 듣자마자 아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잠시 생각하던 아들이 말했다. "음... 강현이랑 놀 때가 좋아. 미술 학원 갈 때." 아~ 미술 학원에서 강현이랑 노는 게 좋구나. 그럼 또 언제 행복해? "음... 아빠랑 놀 때." 아빠도 지호랑 놀 때 행복해.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말해 볼래? "음... 똘똘이." 참고로 똘똘이는 장인 장모님이 키우는 반려견 이름이다. 아~ 그럼 고산 갈 때 행복하겠네? "맞아" 둘째가 맞장구를 쳐줬다. 생각해 보니 둘째와는 이런 대화를 한 기억이 없다. 속마음을 처음 물어본 것 같다. 미안한 마음에 아들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속상함은 언제 느끼는지궁금해졌다. "그럼, 지호는 언제 속상해?"질문을 듣고 동공지진이 일어나는 둘째. 아빠가 오늘따라 왜 저러신대 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빠가 지호가 언제 행복하고 속상한지 알아야 덜 속상하게 하고 더 행복하게 하지. 지호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게 입을 뗐다. 대충 짐작은 했는데 아이 입으로 직접 들으니 마음이 무너진다. "엄마가 화낼 때." 분명 말은 안 했지만 괄호하고 아빠를 안에 적었을 것이다. 또 언제 속상해? "선생님이 혼낼 때" 아들의 말을 듣고 요즘 자주 혼나는구나싶었다.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제야 둘째의 마음이 느껴졌다. 둘째가 속상함보다 행복감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지호야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