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휴직이 끝나고 새로운 근무지로 복귀한 지 한달이 지났다. 꿈만 같았던 휴직 생활은 마치 여행의 마지막 날처럼 아쉬움만 남았다. 복직을 하루 앞두고 ‘언제 또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헛헛해졌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고, 언제까지나 휴직할 수만은 없었다.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에 스며들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던 출근길도 어느새 익숙해졌다. 매일 해야 할 일을 처리하며 하루를 보낸다. 특별할 것 없이 여느 직장인처럼 ‘오늘 할 일’을 하나씩 지워가며 지낸다. 6개월간 한쪽으로 치우쳤던 일과 육아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 애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가끔 책을 읽었지만, 첫 책을 출간한 작가라고 말하기엔 부끄러울 정도로 글쓰기를 미뤄왔다. 글을 쓸 여력이 나지 않으니 지난 6개월 동안 매일 두세 시간씩 글을 썼던 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새삼 깨닫는다. 그때의 시간들이 지나고 보니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육아와 일의 균형을 맞추면서 글까지 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세 아이를 모두 재우고 나면 결국 거실 바닥과 한몸이 되버린다. 불멍 대신 ‘드라마멍’을 때릴 뿐이다. 누군가는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유일한 탈출구다. 그렇게 숨 돌리는 사이사이 나만의 속도로 균형을 되찾아가고 있다. 다시, 글을 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