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로코 Barroco Jan 26. 2021

역시 난 찐 한국인인가 보다

무언가에 빠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헤어 나올 수 없다 

거의 한 달 간이었나. 일본 동요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2살짜리 무라카타 노노카(村方乃々佳)양이 연일 화제이다. 원본 영상은 이미 조회수가 백만 개를 넘었고 어머님께서 만들어 운영하시는 유튜브 채널에도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물론 일본 분들도 계시지만 유독 한국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좀 도를 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모두 노노카의 이모나 할미를 자처하며 맛있는 것도 잔뜩 사주고 싶어 하고 내한하기를 간절히 바라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해 분석한 몇몇 댓글들도 재미있는데 그건 바로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인하여 지친 한국인들이 무언가에 빠지게 되면 벌어지게 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걸 보는 순간 나 역시도 무릎을 치며 바로 이거다! 이랬었고 또한 많은 사람들도 공감하는 거 같았다. 


무언가에 열중하다, 빠지다, 혹은 소위 말해서 덕질을 한다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나의 덕질 대상은 사실 한두 가지가 아님을 고백한다. 덕질 대상이 열 개가 있다 치자. 그 열 개에 동시에 빠지는 게 아니라 기분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덕질하는 기간들이 조금씩 다 다르다. 그리고 그 깊이는 바다보다도 더 깊다. 


A , B, C를 예로 들면 어떤 한 사건 같은 걸 계기로 A에 엄청 빠져있는 동안 다른 B나 C는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잊어버리고 있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A는 잠잠해지고 또 B나 C에 빠져드는 게 나의 일반적인 덕질의 형태이다. 그러고 보니 내 성격상 나는 여러 가지 일을 두루두루 하기보다는 한 우물을 파는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썰을 살짝 풀자면 오늘까지 요 며칠 동안 나는 자드(ZARD)에 빠져있다. 그냥 유튜브에서 아무 생각없이 한글로 사카이 이즈미를 검색하니 두 파트로 잘 정리해 주신 분이 있으셔서 그 덕에 자드 노래들을 미친듯이 들은 것이다. 조금 전에는 누군가가 결혼식 축가로 불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노래까지 들었는데 그건 일본인과 결혼한다는 전제 하에서만.  


정말 아끼는 자드의 셀렉션 앨범들. 정규앨범 6집 또한 가지고 있다.  


물론 모든 한국인이 다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겉으로 드러나는 한국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무언가 이슈가 되면 엄청 큰 관심을 보이다가 시간 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해지는 이른바 '냄비근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 근황올림픽 같은 유튜브 채널도 있지 않나 싶다. 방송에 나와 화제의 인물이 된 주인공의 방송 이후의 삶을 언론들은 잘 조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번에 이슈가 된 노노카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결코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은 채 늘 자신감을 가지며 예쁘고 바르게 자라주었음 하는 바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 비법 & 개인적인 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