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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제니 May 14. 2024

마케팅과 브랜딩 구분할 필요가 없다

마케팅과 브랜딩, 히스토리를 알면 더이상 헤매지 않아도 된다


마케팅 공부하다보면 브랜딩이란 개념이 나오는데

요즘엔 이 두 개념을 '구분'해서 강의하고, 책팔고 그런다고 한다.


그게 아닌데..


애초에 이 개념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마케팅과 브랜딩은 서로 다르거나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한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처럼 디지털 시대, 전세계 교통망이 초근접화된 세상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가정조차 해보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

바로 20세기 이전의 세계다.


마케팅, 브랜딩 이 개념은 20세기에 나온 개념이다.

그러니 20세기를 이해해야 두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지금처럼 중국에서 남들과 똑같은 제품을 사입해다가

아무 스토어, 오픈마켓에서 제품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파는 시대에는

마케팅? 브랜딩? 그게 뭐지?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20세기 이전에는 사람이 어떤 동네에서 태어나면

거의 평생 그 근처에서 살았다.


여자인 경우는 시집가면서 한번의 이동이 있을 수 있고

남자인 경우는 이촌향도의 흐름을 타고 한번 정도 이동을 할 수 있었겠으나

대다수는 이동 없이 태어난 자리에서 평생 살아왔다고 보면 되고

도시화가 안된 나라들의 경우는 그나마 이촌향도 현상마저 거의 없었다고 이해하면 된다.


사람이 이동하지 못했던 이유는

교통의 발달 수준이 지금만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차나 비행기가 있었겠지만

그건 사람 한명을 태우는 용도이고

집 전체가 이사를 가려면 거의 인생이 지진나는 수준의 결정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타 지역의 부동산 매물을 알아보고 포장이사 서비스를 받는 시절이 아니었다.


이 이야기가 본론이 아니다 ㅎㅎ


사람 뿐만 아니라 물류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어떤 공장에서 생산제조를 하면

이 제품들을 최종소비자가 사는 전국 방방곡곡까지 이동시키고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시피했다.


지금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부류들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자체 물류유통망을 세팅하여 스스로 판매했는데

이렇게 스케일이 큰 사업을 벌이다보니 대기업이 된 것이라고 보면 쉽다.


동네마다 빙그레 물류센터, 칠성사이다 물류센터, 조선일보 배급소 등

컨테이너 건물 같은 데 간판만 달려있고 사람들은 거의 안보이는 사무실들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게 바로 대기업 자체 물류 시스템이다.


그 대기업들은 전국 각 지역거점에 '영업소' 또는 '물류센터'를 차리고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트럭단위의 자체 물류로 영업소까지 자체 물류 직원을 통해 배달 시켰다.

그렇게 하면 그 영업소에서 동네 슈퍼마켓 한 점포 한 점포에 상자단위로 납품을 했고

최종 소비자는 슈퍼마켓에서 소비자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공장도가격, 소비자가격이란 단어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공장도 가격은 공장에서 물류센터로 보낼 때의 출고가격,

소비자가격은 물류센터에서 슈퍼마켓에 납품한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는 최종 가격을 말한다.


공장도가격과 소비자가격 사이에는 2-3단계의 중간유통가격이 존재한다.

(그 얘기는 이글과 관련 없으므로 패스 ㅎ)


지금의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은 대다수의 제조업은

유통회사 몇군데에 제품을 공장도가격을 납품하는 것으로 

영업 활동을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그런방식으로 일하는 회사들이 상당히 많다.

자기들은 제조만 하고 판매는 전문 유통회사에 일임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에 유통회사가 내 제품의 판매를 끝까지 책임져주지 않으므로

제조사는 최종소비자가 내제품을 계속 반복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그 제품이 내 제품임을 계속 알아볼 수 있게 제품에 상표를 적어서 알려야 하는데

그게 바로 상표=브랜드이다.



가구나 도구, 철기구를 동네 대장간과 목공소에서 만들어 동네에 자급자족시키던 시절에는

제품 하나하나에 브랜드 이름을 새겨넣을 필요가 없었다.

그때는 그 제품을 어디서 만들었는지만 알아두면 되는거였다.

그래서 목공소 이름, 대장간 이름이 중요했고, 그 이름이 지금의 '간판'이며

간판 역시 브랜드이다.


이런 일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동일하게 있었고

우리가 간판이라고 부르는 이름을 서양에선 브랜드라고 불렀고

제품과 브랜드를 알려서 매출을 일으키는 모든 행위를 마케팅(우리말로는 '장사')이라고 불렀다.



1) 브랜드란?

20세기 슈퍼마켓이 하나 있다고 가정하자.

소비자는 슈퍼마켓의 비슷한 제품들 중에서 맛있어 보이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맛, 취향, 디자인 등 다양한 개인적 요소가 있을 것이다.


소비자가 메로나가 마음에 들어서 사먹어봤더니 맛있었다.

다음에도 또 사먹고 싶다.


다음에 슈퍼마켓에 가봤더니 새로운 맛이 나왔다.

메로나를 만든 회사랑 같은 회사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왠지 믿음이 갔다.

그래서 그 제품도 사먹어봤더니 역시 맛있었다.

앞으로 그 회사에서 만든 제품은 계속 사먹어봐도 좋을 것 같다.


어떤 제품들이 같은 회사에서 만든 것임을 알리는 수단 = 브랜드(이 경우엔 상표)


순이네 양장점이 있었다.

순이는 실력있는 재단사이다.

여기서 맞춘 옷은 맵시있고 부티가 난다.

순이네 양장점에서 만든 옷은 믿고 살 수 있다.

순이가 옷마다 자기 간판 이름을 새긴 택을 달던 안달던 순이 마음이다.

하지만 순이네 양장점이란 간판이름은 회자된다.


이 경우엔 브랜드=간판

제조사로서의 브랜드


똘이네 문방구가 있다.

똘이 아저씨는 최신형 장난감을 언제나 재빨리 들여다놓는다.

티비에서 광고하는 어린이장난감은 언제나 이곳에서 살 수 있다.

여기만 오면 요즘 유행하는 장난감이 뭔지 다 알 수 있다.

나는 똘이네 문방구에 매일 들러 최신유행의 흐름을 파악하고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소식통이다.


이 경우에도 브랜드=간판

유통회사로서의 브랜드




2) 브랜딩이란?


브랜드(상표나 간판)에 호감, 기억, 가치,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게 하는 모든 활동.

일단 제품 자체를 계속 잘만들면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

좋은 제품의 개발은 브랜딩의 기본이다.


브랜드에 컨셉을 적용하는 경우

우리 브랜드는 고객이 강하게 기억할만한 특별한 컨셉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고로 우리 브랜드가 만드는 제품은 모두 동일한 컨셉 하에 제작된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다.

이 경우 역시 브랜딩은 동일 컨셉으로 제품을 계속 만드는 행위로 구현된다.


예) 오뚜기

우리 브랜드는 가성비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제품은 고객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준다.

우리 제품은 기본 품질만큼은 신뢰수준 이상으로 제작한다.


일단 브랜딩이란 그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일련의 제품이 특정 컨셉과 아이덴티티 하에 만들어지는 것부터 시작되는데, 제품기획과 제조는 마케팅 4P 믹스 중의 가장 핵심인 Product이기 때문에 브랜딩과 마케팅은 처음부터 한몸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일의 순서를 정리하자면

1)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결정하고

2) 그 아이덴티티를 잘 반영한 브랜드 이름을 짓고

3) 제품을 기획할 때 그 아이덴티티를 반영하여 기획하고 생산한다.



1-3과정에서 브랜딩과 마케팅은 혼연일체가 되어 굴러가는 것이다.


자, 그 다음 일의 순서는 마케팅 4P 믹스를 통해 판매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프리미엄 유모차라고 가정해보자.

1) 제품 (Product)

제품들은 프리미엄 디자인과 기능, 성능, 재질로 만들어져야 한다.

2) 가격 (Price)

제품들은 프리미엄 컨셉에 걸맞게 시장평균가격보다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3) 유통 (Place)

제품들은 높은 판매가격이 수용될 수 있는 백화점과 고급아울렛, 전문편집샵 등에 유통되어야 한다.

4) 프로모션 (Promotion)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상하지 않게 프로모션은 가격할인보다는 프리미엄 사은품 증정, 멤버쉽 운영, 프리미엄 행사 초대 등의 방식으로 나타나게 기획한다.

광고컨텐츠를 제작할 때에는 프리미엄 타겟고객에 걸맞는 디자인 퀄리티, 커뮤니케이션 언어를 구사해야 하며, 타겟고객이 즐겨찾는 채널에 컨텐츠를 딜리버리한다.



마케팅 4P 믹스를 기획할 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염두에 두고 모든 것이 기획되어야 한다.


그러니 마케팅과 브랜딩이 따로 떨어져서 생각되어질 수 없다.


브랜드에 대한 고려 없이 마케팅만 한다던가

마케팅이 아닌 브랜딩 활동만 별개로 한다는 개념이 나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판매를 전제로 하지 않고 일단 브랜드 이름만 알리는 홍보활동이란 것이 존재할 수는 있다.

실제로 그것을 브랜딩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스폰서쉽이 브랜딩 활동의 대표적인 예.

하지만 그런 활동은 대기업이나 하는 것이지 작은 중소업체는 한번 있는 마케팅기회라면 판매까지 고려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마케팅 기회엔 언제나 비용지출이 전제되는데, 이왕 돈써서 마케팅할거면 제품을 팔아야지 상표알리기 활동만 하는 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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