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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제니 Sep 21. 2018

도전! 스마트폰 탈출부터

영유아를 키우고 계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걱정할 것이다. 엄마들끼리는 이런 얘기를 한다.


"애가 문제가 아니라 내 중독부터 고쳐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만큼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서 엄마인 우리들조차 스마트폰 중독을 고치기가 너무 어렵다.


내 아이도 어렸을 때 스마트폰 중독까지는 아니었지만 내 스마트폰을 만질 기회를호시탐탐 노리던 아기였다. 그런데 요즘은 거의 내 스마트폰을 가져가지 않는다. 관심도 없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나한테 이런 소리를 한다. "엄마 핸드폰 좀 그만해요"


그렇다고 얘가 유투브를 전혀 안보는 건 아니다. 유투브는 TV로만 보여준다.


준이가 4-6살 때는 스마트폰으로 유투브도 보고 내가 깔아준 교육용 앱도 하고, 갤러리에 들어가서 자기 사진도 보는 등 다양하게 가지고 놀았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엔 진짜 거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지 않는다. 모든 부모들이 두 손드는 식당에 가서도 내 스마트폰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른다. 준이는 그냥 어른들하고 똑같이 음식 나올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린다. 스마트폰 달라고 떼쓰지 않고.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나 되짚어 봤더니. 2가지를 했던 것이 기억났다.

1. 유투브 및 동영상은 무조건 TV로만 보여주기

2. 스마트폰으로는 소리만 듣게 하기


모든 사람들이 평소에 잊고 있지만 스마트폰은 사실 ‘전화기’다. 그나마 어른들은 스마트폰이 전화기에서부터 진화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전화기로 쓰는 게 아니라 게임기, 동영상 시청용으로 사용한다. 전화가 되는 게임기로 먼저 인지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전화기는 귀와 입을 사용하는 물건인데, 게임기는 눈과 손을 이용한다. 그마저도 동영상 시청용일 경우 TV와 다를 바가 없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방법은 오로지 '눈'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시선이 한 군데 고정되어 있으면 두손과 두발이 멈추게 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뇌도 정지상태와 비슷하게 고정된다. 스마트폰 사용 시 뇌파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뉴스나 자료는 이미 많이들 보셨을거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스마트폰에 너무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단 나는 아이가 동영상을 보려 할 때 스마트폰이 아닌, 큰 화면 TV로만 보게 했다. 그렇게 하면 일단 줄줄이 연결재생되는 유투브 개미지옥에 빠지지 않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딱 1편, 2편만 보고 TV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팁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오디오로 활용하기"


사실 이건 엄마표 영어를 하면서 어쩌다보니 하게 된 것이었다. 아이에게 영어를 듣게 해주려고 스마트폰에 영어 음원을 넣어놓고 다니면서 차에 타고 다닐 때 AUX케이블을 연결해서 흘려듣기를 시켜주었다.


분명히 스마트폰을 사용한 건데, 스마트폰 화면에는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아이 눈이 고정되어 있지 않게 된다. 스마트폰에서 소리는 흘러 나오나 화면이 암전되어있기 때문에 눈은 다른 곳을 볼 수 있다. 일단 눈이 여기저기를 보게 되면 손발도 따라 움직이게 된다. 즉, 귀는 열려 있지만 사람의 활동성은 제한되지 않는다.


헌데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소리를 귀기울여 들어야 하기 때문에 뇌는 계속 사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들리는 소리를 시청각적인 정보로 재생산해야 되기 때문에 오히려 뇌를 더 많이 일한다. 아이가 소리를 들으면서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는 뜻이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결국, 스마트폰은 계속 사용하면서도 눈이 아닌 귀를 이용하게 만들면 오히려 스마트폰 사용의 순기능을 취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스마트폰 중독 탈출의 과도기를 잘 보내면 아이가 어느순간부터 스마트폰 의존성을 줄이게 된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하겠다고 떼를 쓸 때 조용히, 지긋이 음원파일만 재생을 해줘보자. 처음엔 과도기가 조금 있을 수 있다. 화면을 보겠다며 유투브를 틀어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굴하지 않고 음원파일을 재생해주자. 음원파일이 재생되면 화면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 스마트폰이 아이 손에 들려 있어도 아이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게 된다. 그러면 어느순간 스마트폰을 자기가 알아서 테이블 위에 놓고 소리만 듣게 된다. 그러면서 눈은 이곳저곳을 다시 탐색하고 손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소리를 들으면서 자기 할 것도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 나간다.


엄마가 계속 스마트폰을 오디오로만 사용하게끔 강제하면 아이도 재미없어서 스마트폰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어차피 엄마가 소리만 들려줄걸 알기 때문에 재미없는 스마트폰을 굳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 심심하면 소리라도 들을테니 뭔가 틀어달라고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점점 스마트폰을 찾는 횟수가 줄고 어느순간 스마트폰을 자기랑 상관없는 물건으로 여기게 되어 아이가 심심해하면 엄마아빠와의 홈스쿨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다. 스마트폰보다 현실세계의 재미있고 신기한 활동이 더 즐겁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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