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차
2.14 매년 돌아오는 나의 생일이다.
남편이 새벽부터 일어나서 미역국을 끓여줬다.
이벤트, 선물, 기념일등등 모든것에 무딘 남편이지만 생일날 미역국! 이거 하나 만큼은 잊지 않고 챙겨준다.
자신이 할 수있는 최선을 하는 것임을 알기에 고맙다.
하루 종일 여러사람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았다. 선물도 많이 받았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직접 만나서 선물을 전달하지 않아도 카톡으로 축하인사와 선물을 같이 보낼 수있다.
그냥 지나가도 되는 어느 날일텐데 마음써서 선물까지 보내준 모두에게 고맙다.
생일을 이유로 오랜만에 연락해준 지인들도 있었다. 생일을 핑계로 안부를 전할 수 있음에 고맙다.
남편이 야근으로 없는 저녁, 이런날엔 케잌이라도 들고 일찍 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주면 좋겠건만 싶다가도 중요한 일이 있겠지 하고 말았다. 더 생각하면 더 서운하고 나만 힘들다. 나의 감정의 주인은 나니까, 더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아이와 조각케잌에 불을 붙였다. 어느새 나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줄 만큼 자란 우리 딸.
엄마 생일이라고 좋아하는 초도 나에게 양보해주었다. 케잌과 생일축하노래 그리고 우리 딸.
이 조그마한 아이도 사람이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니 외롭지 않았다. 따뜻했다.
밤늦게 들어온 남편이 내 책상위에 편지를 하나 놓고 잠들었다.
다음날 새벽에 읽어본 편지에는 남편의 마음이 꾹꾹 담겨있었다. 전날 저녁의 조금 남은 서운함도 날아갔다.
행복했다고.
행복한 하루였다고 기억하려고 기록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