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팀들이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협업툴 도입이 실패합니다. 지난 글에서 '팀의 분위기'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면 이번 글은 '사용자의 감정'에 집중하겠습니다. 감정은 워낙 예민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꼭 이 글로만 정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중 기억에 남을만한 몇 가지 키워드를 제시합니다.
사람은 감정적입니다. 머리로는 "문제없음"이라 인식하더라도 다분히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곧 업무와 협업툴을 향한 부정적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행복하지 못합니다. 일하는 방법과 절차에 고민할 때 당연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업무프로세스도 중요하지만, 그와 동등하게 사람의 감정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부정적 감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불안함", "두려움", "외로움"등이 부정적 감정에 해당합니다. 글자 자체를 정의하기보다 감정들이 발생하는 상황, 뉘앙스와, 공통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안함이란, 내가 어디엔가 던진 무언가가 제대로 굴러가는지 여부에 대한 것입니다. 내가 남긴 기록을 상대방이 확인하였는지, 내가 맡긴 일을 의도대로 잘 진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미래를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두려움이란, 나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생략된 빈 틈에 대한 걱정입니다. 특히 말이 아닌 채팅, 글로 전달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방이 남긴 어떤 말의 숨은 의도에 대해 고민하거나, 반대로 내가 남긴 말에 대하여 혹여나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초조한 마음입니다.
외로움은 정서적인 것에 해당합니다. 아무래도 협업툴을 사용하면 할수록 많은 것을 자동화하고, 대면업무는 줄어들 것입니다. 재택근무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비대면업무에 특화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존재감은 큰 힘을 줍니다. 주위에서 사람의 기척을 느낄 수 없다면 외로움을 느끼기 쉬울 것입니다.
'나는 별로 그런 감정이 없는데?'라고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팀을 위한 일하는 방식이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부정적 감정을 줄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람 바이 사람' 원칙에 따라서 일단 던져봐야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각 팀별로 사용자를 관찰하고 사용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며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굳이 왜 사용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라는 반응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반응의 원인은 간단합니다. 슬쩍 써봤는데 눈에 띄는 퍼포먼스가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초반에는 협업툴을 익히는 동안 일시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도 딱히 불편함이 없는데,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무엇을 얻느냐는 질문입니다.
해결방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첫째는 월급 주는 것을 빌미로 강제로 시키는 것입니다. 치사하지만 어쨌거나 따라옵니다. 물론 정말로 이 협업툴이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합니다. 억지로 협업툴을 사용하는 상황은 또한 피해야 하니까요. 둘째는 문제가 터진 다음에 그 해결책으로서 도입하는 것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때, 혹은 대표님 스스로가 불편함을 느낄 때 협업툴을 제안하면 잘 따라옵니다. 슬프게도 예방차원으로 제안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셋째 방법은 '이 방법대로 일하면 무엇이 좋다.'를 잘 제시하는 것입니다. 레퍼런스가 있다면 참 좋습니다. 해당 협업툴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 pdf소개서는 사랑입니다. 물론 실무자에게는 구체적인 기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합니다.
굴림체가 기본폰트인 메일 시스템은 반성해야 합니다. 버벅거리는 화려함은 지양해야겠지만 최소한의 디자인은 필요합니다. 아무리 사람마다 미적감각이 다르다 해도 구시대의 디자인은 모두가 사용하기에 좋지 않습니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