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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은 Mar 08. 2021

양평에서의 봄

농촌에서의 향연

#4.농촌에서의 향연

3월 중순.

허걱.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밤새 눈이 온 모양이다.

영하 4도.

누군가 말해주길 양평은 소주도 얼어 터진다고 했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입춘이 훨씬 지났는데도

눈이 오고 차가 얼어붙었다.

그런데도 꽃은 피고 새는 울어댄다.

신기한 동네다.

집 바로 앞에 예쁜 살구나무가 있다.

딱 봐도 오래되어  보인다.

나보다 나이가 많겠지?

그 나무 사이를 새들이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이른 아침 새소리를 오랜만에 들어본다.

우여곡절 끝에 차를 고치고

아이를 데려다준 후

집을 지을 터를 둘러보러 갔다.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하여 집을 짓지 못하고 있는 빈 땅에

알락할미새 한 마리가 제집인 양 돌아다니고 있다.

집 지을 터를 보니

빈 터인데도 웃음이 나왔다.

저 터에 내가 살 집을 지을 것이라니.

우리 아이들이 지낼 공간과

내 작업실이 될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하늘도 산도 예쁜 공간.

저 공간에 우리의 삶 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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