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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은 Mar 07. 2021

3월을 시작하다.

이색 입학식

#3.이색 입학식

3월. 두근거리는 첫날이 시작되었다.

우왕좌왕 정신없는 2월 말 이사를 하고,

낯선 집 낯선 동네에서의 시작.

막내는 그 낯선 동네에서 1학년 입학식을 하고,

둘째는 우여곡절 끝에 대안학교에서 일반학교의 3학년으로, 큰아이는 6학년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소박하고 작은 학교.

대안학교를 다녔기에 작은 학교가 익숙하지만,

여기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입학식에서 어떤 한 무리의 엄마들이

자신의 아이 이름을 크게 부르며 웃고 떠들었다.

집성촌의 느낌이랄까.

누구네 집 숟가락 젓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아는 느낌.

그 속에서 나는 약간의 소외감을 느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난 모양이었다.

넓은 운동장과 커다란 교실.

그리고 대안학교보다는 많은 친구들.

둘째와 첫째는 입학이 아니었기에,

들어올 때 약간의 아니 힘든 테스트를 거쳤다.

둘째는 3학년으로 들어오려면, 2학년에 준하는 국어, 수학 시험을 쳐서 각각 60점 이상을 받아야 했고,

큰 아이는 5학년에 준하는 학력 시험을 치러야 했다.

시험 이라곤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데다가 대안학교에서 자신의 레벨에 맞게 천천히 수학 진도를 나갔기에 이제 겨우 1학년과 4학년까지 배운 아이들은 며칠 만에 벼락치기로 1년 치 수학 공부를 해야 했다.

드디어 테스트 날, 둘째 담임을 맡기로 되어 있는 선생님이 시험 감독을 맡으셨는데, 어찌어찌 둘째를 도와주신 덕에 둘째는 90점으로 통과되었지만, 큰아이는 58점을 받았다.

학교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입학사정위원회가 열리고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 아이를 5학년에 넣을 것인가, 제 나이인 6학년에 넣을 것인가.

결과가 나왔다.

학교에서는 부모의 적극적인 태도를 보아, 아이를 잘 가르칠 거라 생각하고 6학년에 넣기로 했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이런 한바탕의 홍역을 치른 후 들어가게 된 공립학교.

우리 아이들은 키가 제일 작아서 제일 앞에 섰다.

처음 듣는 교장선생님의 훈시.

차렷 자세로 서있는 학교생활의 시작.

그래도 나름 흥미롭게 생활하는 것 같았다.

같은 반이 5년 동안 쭈욱 이어왔으니 혹시 텃세가 있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큰아이는 그 걱정도 날려버리는 듯 반장이 되어왔다. 돌아가면서 한 달씩 반장을 하기로 했는데 제일 먼저 아이들이 큰 아이를 추천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학교의 놀이터를 제일 만족스러워했다.

대안학교에는 없던 놀이터.

그곳에서 아이들은 텃새는 고사하고 서로 어울려 즐겁게 놀았다.

남자아이 여자아이 어린아이 큰아이 구분 없이 그렇게 즐겁게 놀았다.

안심이 되었다.

이제 나의 적응만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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