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플래너는 마이데이터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 해빗팩토리가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의 동의 하에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금융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2020년 8월부터 법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금융 데이터는 민감한 정보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번거롭지만 인증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입과 인증에 신경을 더욱 많이 썼을 것 같아 프로세스와 화면설계가 궁금했다.
apple, 카카오, 네이버, 구글, 이메일 총 다섯 가지의 가입 방법을 제공한다. 타 서비스에서도 카카오톡이 가져올 수 있는 필수정보가 많고 간편하다 보니 카카오톡 간편 가입(간편 로그인)을 강조하는 경우는 많은데 apple 로그인은 왜 가장 위에 배치했을까? 페이스로그인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기 때문일까.
간편 로그인을 해도 추가 약관 동의 절차가 있기 때문에 일단 로그인 자체가 간편한 경로를 제시한 것이 아닐까 싶다. 네이버, 구글, 이메일은 계정 입력 절차가 있어 '다른 서비스로 시작하시겠어요?' 버튼을 눌러야만 노출되도록 숨겨두었다.
추가로 작은 이슈이긴 한데 apple 로그인과 카카오 로그인 폰트 종류와 크기가 달라 일관성 있게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계속하기', '시작하기'로 문구가 다소 일관성 없어 보이는 것은 apple 로그인 가이드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 버튼가이드 참고 https://developer.apple.com/design/human-interface-guidelines/sign-in-with-apple)
고객으로부터 제공받는 민감한 정보가 많다 보니 약관의 종류도 많다. 일부 필수 약관은 하위 필수 약관이 추가로 묶여있어 동의하면 자동으로 펼쳐지는 형태이다. 약관 상세 내용은 웹으로 열린다.
약관 동의 시 마케팅 약관 동의를 하지 않았더니 가입완료 후 바로 마케팅 수신동의를 유도하는 전체 팝업이 출력된다. '동의합니다' 버튼만 색상을 넣어 주목도를 높여 동의를 유도한다.
알림 권한까지 선택한 후 메인으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또 추가 정보 입력을 요청하는 전체 팝업이 출력된다. 좌측 상단 취소 버튼을 눌러 닫을 수 있으나 정보 연동을 해야 의미 있는 정보 제공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추가 정보 입력 절차를 띄우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 있게 보게 된 번호 인증화면이다. 보험 관련해서 번호를 잘못 털리면(?) 귀찮은 영업 전화를 받게 된 경험은 흔하게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상단에 절대 인증 번호로 전화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를 기재해 두었다. 사용자의 우려를 감소시켜 주는 좋은 장치인 것 같다.
그리고 통신사를 선택하게 되는데 알뜰폰을 선택하면 알뜰폰 통신사가 하단에 추가 출력된다. 모든 통신사를 나열하지 않고 화면이 단순하게 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확인' 버튼을 눌러 휴대폰 번호를 인증하면 동일 화면 내에서 통신사 버튼은 숨김처리 되고 인증번호 입력창이 출력되는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이 적용되어 있다.
번호 인증을 마치면 이메일 인증 절차가 이어진다. 특이하게 느껴졌던 것은 '내 메일주소를 모르겠어요' 텍스트를 누르면 이메일 주소 확인 방법 가이드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보통은 유저가 본인의 메일 주소를 모를 거라는 가정을 하지는 않는데, 실제 이런 사용자 문의가 자주 접수됐던 것인지 궁금했다.
서비스에서 지원하는 일부 메일로만 인증이 가능했는데 유추해 보면, 대중적이지 않은 메일로 인증하면 인증번호를 수신하지 못하는 이슈가 생겼을 때 원인 파악이 어렵고 유효한 이메일인지 검증하기 까다로워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증번호 화면 하단에는 인증 이메일을 호출하는 버튼까지 삽입되어 있어 굉장히 친절한 UI로 느껴졌다.
또 눈에 띄었던 것은 비밀번호 설정화면이다. 비밀번호 설정 조건은 사용자가 입력한 후 유효성 검사에 대한 메시지를 노출해 피드백을 주는 방식이 흔하다. 그런데 시그널 플래너는 비밀번호 설정 조건 4가지를 하단에 나열하고 비밀번호 입력시마다 실시간 검증하여 충족된 조건은 체크 버튼으로 표시하였다. 훨씬 직관적으로 느껴졌다. 비밀번호 보기가 디폴트 상태인 점도 눈에 띄었다. 내가 입력한 비밀번호가 보이지 않으면 헷갈릴 때가 있는데 처음부터 저렇게 보이는 상태로 입력하면 비밀번호를 이중 확인하는 절차가 생략될 수 있겠다.
길고 긴 인증과정을 거쳐 내가 가입한 보험 목록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내 가입 목록만 나열할 뿐 분석은 또 별도의 상담과정이 있다. 분석을 받기를 눌러보면 카카오톡 보험 상담원과 연결된다. 그럼 지병 등 기본 정보를 추가 입력한 후 상담을 받게 된다.
보험 리포트는 다양한 포험별 보장 상태나 무엇이 부족한지 시각화하여 쉽게 보여준다.
시그널플래너에서는 자동차 보험, 지출 연동하는 가계부 등 금융과 관련된 기능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기사를 보니 순차적으로 영역별 기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기능마다 또 별도의 연동 절차가 번거롭기는 하지만 한 번만 연동하면 다양한 나의 금융정보를 모아서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결국, 시그널플래너는 어떻게든 사용자가 번거로운 연동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유의미한 서비스가 되기 때문에 가입이나 인증 등 허들이 될 수 있는 화면에서 다른 서비스보다 훨씬 고민을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에는 가계부 기능도 한 번 연동해서 확인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