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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훈 Apr 16. 2023

떠나간 친구를 기억하며

욕망이든 욕심이든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는

 돈을 버는 일이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남에게 매를 맞아가면서 돈을 번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그러는 와중에도 잘하고 싶을 때가 있다. 조금만 더 하면 더 높은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 같고 스스로가 생각하는 성공이라는 지점이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을 때가 있다.

 내가 가장 괴로울 때 함께 했던 친구 중 하나가 세상을 떠났다. 그 친구의 성격과 일을 생각하면 짓누르는 스트레스와 어디까지라는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책임감 그리고 성공이라는 목표점 그런 것들이 그의 삶을 단축시켰을 것 같다.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해 주고 싶었는데 먹고 사는 게 바빠서 성의만 표시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그 친구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기도 하고 '더 높은 목표에 대해서 더 완성된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서로의 삶을 위로해 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각자 조직을 떠나고 수 년 간의 가끔 안부전화와 만남으로 관계를 이어왔지만 어찌 보면 엄청 친하다고 얘기하기도 어렵고 안 친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사이지만 고맙고 괜찮은 친구였다.

 마흔 다섯을 넘어 쉰으로 가는 이 길에서 친한 친구 셋을 떠나보냈다. 2010년, 2020년 그리고 올 해, 친구들을 떠나보내면서 가끔 상기시키는 사실은 '나는 하루하루 나의 삶에 감사하고 있고 하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가족과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건강을 잘 관리하고 있나'라는 것이다.

 일, 가족, 건강 모두 나의 역할은 시원치 않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더 빠르게 달려가고 있지만 성취라는 것이 생길 때마다 두려움은 더 커져가고 건강상태는 더 안 좋아진다. 소심할 대로 소심해져서 누구에게 말을 하기도 어렵다.

 숨이 너무 차오르는데 꾸역꾸역 숨을 참아가면서 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는 심정으로 살아가지만 웃어야 일류이기 때문에 크게 웃으면서 지낸다. 그 친구도 그랬는데...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종교를 버린 이후로 기도는 잘 안하지만 그 친구를 위해 오늘은 기도를 한다. 평온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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