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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은 Jan 24. 2024

공식 없는 수학문제

[Essay] 쌤은 이 문제 풀 수 있을 것 같아.

유리화 과정을 가르치는 중에 찍은 사진

 사진에서 보는 문제를 한 친구가 푸는데 마이너스 20분의 루트20까지만 풀고 문제를 틀렸었다. 그게 답이라고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답은 맞지만 더 진행할 수 있는 영역을 보여주었는데 이후 유리화 문제는 잘 풀게 되어 기뻤다. 네가 적은 답까지의 등호가 너의 답을 설명을 해주었고 그 다음 단계에 대한 답을 쌤이 연결해주었으니 절대 틀린 답은 아니라고 말한게 이 친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되었던 것 같다. 


쌤과 함께 하는 수업에서는 모든 숫자가 정답이 될 수 있어.


 과학을 전공했어도 전공 중에 수학을 사용한 것은 로그와 미분, 적분 외에 없었다. 수년간 로그, 미분, 적분만 사용 해왔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학을 배우고 싶다고 말을 해도 나는 항상 가르쳐주기 싫다고 말하느라 바빴다. 왜냐하면 다시 기억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 중에 다행인 것은 수학에 대한 필요 개념들을 정리할 수는 있었다.


 개인적인 교육철학으로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주로 전공했던 유전공학, 생화학도 초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해줄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은 어떻게 가르쳐 줘야 학년별로 다 이해를 시켜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나의 평생 숙제였다.



쌤! 유리수, 무리수, 함수, 방정식은 왜 배워야해요?


 그래도 수학을 계속 접했던 전공이어서 그랬는지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보니 중등, 고등 수학의 과정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학생을 가르쳐도, 고등학생을 가르쳐도 항상 수학이 아닌 숫자에 대해서 먼저 가르친다.


얘들아 방정식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항등식과 부등식으로 a=b라는 것과 a>b, a<b로 표현할 수 있는데 항등식에서는 결과 값에 대한 위치를 알려주고 부등식은 범위를 알려준다...! 라며 말을 하면 아이들은 갑자기 당황한다. 숫자에 대한 위치와 범위가 왜 알아야 하는거에요?...(짜식들... 그래 다 알려줄게..ㅋㅋ)


그래서 일차, 이차, 삼차, 고차 방정식은 어떻게 풀어요?

 중학교는 숫자에 대한 위치와 범위를 찾을 수 있도록 일차 방정식, 이차 방정식 즉 숫자의 표현 방법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려준다. 고등학교부터는 차수가 높아지면서 이차, 삼차, 사차 등등 곱셈이 여러번 이루어지는 숫자에 대해서 알려주고 곡선에 대한 최댓값, 최솟값, 곡선의 넓이 등 알려주는데 아이들은 각 학년별로 주어지는 숫자의 범위를 알기 보다는 공식에 대해서만 말을 한다.


 세상에 나보다 수학을 잘하시는 분들이 60억명 정도 있는데 나는 수학을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풀었다. 그런데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ㅋㅋㅋㅋㅋㅋ 가끔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신기할 때도 있었다. 더 놀랐던 것은 대학시절 교수님께서 2의 256승을 구해보라는 말씀에 저렇게 큰 숫자를 어떻게 구할까 어이없어 했었는데 로그(log)를 대입하시는 교수님을 보고 머리탁! 이마탁! 쳤다...ㅋㅋㅋㅋㅋ


 공식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해만이 수학에서는 존재한다. 공식에 메어있지 않고 여러 방법으로 숫자에 접근하셨던 교수님을 보면서 수학은 자신만의 방법 활용으로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임을 알았다. 물론 공식을 통해 빠르게 계산할 수 있지만 조금 느리면 어떤가? 나는 과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면서 내가 더 숫자에 대한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ㅋㅋㅋ


조금 더 일찍 숫자를 알아서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https://www.youtube.com/@hanew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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