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한은 Feb 02. 2024

정말 사진 찍히기 싫은데.

[Essay] 흔적 남기기

 사진에 찍히는걸 정말 싫어했다.

어릴적 자존감이 바닥이었기 때문에 나의 못생긴 모습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표정도 많지 않았고 작은 키와, 작은 덩치와 뚱뚱과 통통의 중간인 똥똥한 모습이 더 작은 키로 보이게 하고 더 못생기게 하는 듯 했다.


 20살이 되어서 대학 동기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는 모습과 예쁜 말들로 진정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를 사랑할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줄 아는 사랑 많은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대학 신입생 때 동기들과 도서관 앞 편의점에서

 20살 하반기부터 알바와 스타트업을 시작으로 정말 바쁜 20살을 보냈다. 그리고 반수를 하겠다는 동기들로 대학 동기들은 전부 흩어지기 시작했었다. 재미있고 정말 마음이 잘 맞는 새로운 사람들이 많았는데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해서 내 마음 속에 추억으로 간직하는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대학교 부조리로 인해 정말 힘든 대학생활이었지만 입학동기 형, 누나들은 이상하게도 나를 정말 좋아해주었다. 13학번 선배들 중에서 유난히 나를 도와주는 선배들과 친하게 지내는 선배들도 많았는데 이제는 뜬구름 처럼 얼굴만 기억 하는 정도로 끝나버렸다. 연락처라도 있으면 좋았을걸.. 당시 페이스북도 안하고 카카오스토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락처를 찾을 방법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항상 질문을 한다.

"사진을 왜 이렇게 많이 찍는거에요?" 초상권 침해라고 학생들은 말하지만 사진을 찍으면 꼭 카톡으로 보내라고 말한다. ㅋㅋ 고등학교 3년을 말해줄 사진이 단 3장 밖에 없고, 대학 신입생 때 즐거웠던 순간을 남긴 사진은 20장 안이다.. 그리고 가장 남기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러시아, 중앙아시아에서 1년의 삶을 너무 남기고 싶었지만 200장 정도가 전부이다.


 모든 시간을 마음으로만 남긴 것이 너무 아쉬워서 나는 언제부터인가 사진을 막 찍으면서 당시의 감정과 사람들을 남기려고 한다. 사진을 다시 봤을 때 그 상황에 대해서 다시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사진에 찍히기 싫어도 사진으로 남기고자 하는 주변 사람들이 있으면 같이 사진 꼭 찍어주세요~!

정말 이상한 의도로 찍는 사진이 아니라면 꼭 사진으로 그 감정을 남겨보세요~! ㅎㅎ


https://www.youtube.com/@hanew15




작가의 이전글 공식 없는 수학문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