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에서 만난 한 마디
직장이든 사회든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리더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상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는 외롭고 힘든 자리'라고 한다. 사람들은 외롭고 힘들 때 자신을 위로해주는 사람을 찾는다. 쓴소리하는 사람을 만날 이유가 없다. 안 그래도 힘든데...
하지만 리더는 그러면 안 된다. 듣기 좋은 말만 듣다 보면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그랬고, 우리 현대 정치사를 보더라도 그런 사례는 너무 많다. 리더 주변에 자기 자리를 걸고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마음가짐이겠지만...
오랫만에 SF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원래 소설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SF소설은 더욱 별로였는데 눈 먼(?) 돈이 생겨 7권 시리즈 구입하고 읽기 시작했다. 러시아 태생 유태계 미국인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가 쓴 '파운데이션(Foundation)' 시리즈다. 광활한 우주에 파운데이션이란 제국을 두 군데 세우고 흥망성쇠를 그린 소설이다. 작가는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고 영감을 얻어 50년간 집필했다고 한다. 시리즈 2권 '파운데이션과 제국'에서 리더를 대하는 주변 역할을 보여주는 구절이 나온다.
정리정돈에 대한 이상한 고집은 인드버 3세에게 하나의 '시스템'이었고 매일 되풀이 되는 행정절차의 사소한 격식 하나까지 따지려는 지칠줄 모르는 열정은 '근면함'이었으며 옳은 일에 대해서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건 '신중함'이었고 틀린 일에 막무가내로 고집 부리는 건 '결단력'이었다.
결국 인드버 3세의 제국은 망한다. 아무도 그에게 바른 소리를 하지 않았고 들으려 하지도 않았다. 시스템, 근면함, 신중함, 결단력은 리더에게 중요한 덕목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조직을, 나라를 망하게 한다. 그렇게 만드는 데는 주변 사람들 역할이 크다.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조직과 사회의 미래를 위해 직언하는 일은 힘든 결정이다. 자신의 미래가 달린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의 불행위에 내 행복을 쌓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굶어 죽지는 않지 않을까?
매달 입금될 월급을 기다리며 리더에게 '시스템', '근면함', '신중함', '결단력' 있다고 말하는 월급쟁이가 별말을 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