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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근 Aug 10. 2020

이놈의 비...

비를 보는 두 마음

수직으로 내리는 비

우산을 때리는 소리

몸을 움츠르게 하고

튀어 오른 빗방울

슬픈 눈물처럼

달라붙는다.


이놈의 비

필요할 때

이놈의 비

멈춰야 할 때

알아서 오면 좋으련만

9층을 향해 가는 

그나마 건강한 다리를

기어이 다 적셔 놓는다.


수직으로 내리는 비

9층을 지나

바닥을 때리는 소리는

유치원생 피아노 소리

눈에 보이는 빗방울은

누군가에게 준 적이 있는

장난감 수정 반지


이놈의 비

더 왔으면 하지만

이놈의 비

잊혀진 기억이 날 때 쯤

햇빛 속에 사라진다.


너에겐 자유가 있구나.

태초에 누군가가

잘 지키라고 준 자유를

맘껏 누릴 뿐인데

사람

너에겐 필요만 있구나.

썩어 문드러질

덩어리 하나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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