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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도

기도가 기도로 끝나지 않기를...

by 허근

하느님이

세상에

지친 영혼을 위해

준비한 그곳에서

우리 다시 만날 때

부끄럼 없게

이 세상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그곳에서

우리 다시 만날 때

웃으며 달려가

서로 품에 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서로

낯빛을 피해

나무 사이에 숨는

사이가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이 세상 외에는

더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달려가지 말기를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기도가

기도로 끝나지 않기를

당신 앞에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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