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언제나 무겁다.
내일 해야 할 일에 대한 걱정,
오늘 한 일에 대한 후회,
그리고
이런 일상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한 두려움.
그 무거움이 하늘보다는 땅을 쳐다보게 한다.
누군가는
여우같은 아내, 토끼같은 애들 미소가
무거움을 덜어 준다고 하기도 하지만
이 무거움이 내 시간으로 끝나길 바랄뿐이었다.
토끼같은 애가 커서
회사에서 일을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에서
예전 나를 본다.
시간은 20~30년이 지났지만
세상을 살기 위한 모습은 변하지 않았나 보다.
양치만 하고 뛰어나가고
버스를 놓쳐 택시를 타고가면서
한 달 용돈을 계산하는 그런 모습.
아빠도 그렇고
너희들도 그렇구나.
하지만 달라진 것이 있지.
아빤 너희들에게
세상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강요하지 않을게.
자신의 가고 싶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스스로 걸어가 길 바래.
그래야
자신의 삶에
나만의 색깔을 한 줄 그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