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를 가지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나의 간증이오 이것은 나의 찬송이니
미리 말하자면 이번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간증에 관한 것이다.
지난날의 나는 언제나 스스로 내린 생각과 판단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며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결정도 내가 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그래서일까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모든 문제는 스스로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왔으며 문제는 곧 불행이기에 애초에 문제를 맞닥뜨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 결국에는 나를 힘들게 했고 되려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라는 생각에 빠지게 했다.
살면서 이렇게까지 바닥을 치게 힘든 순간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장 힘든 순간에 복음을 다시 만났다. 마치 지금의 힘든 순간이 복음으로 제대로 채워지기 위해서 준비되었던 시련이기라도 하듯 복음을 다시금 깨우치며 이상하게도 하나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황을 마주하는 내가 복음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들이 변화되었고 그것이 조금 더 나은 행동으로 변화하게 만들었다.
지난날의 나는 언제나 과거가 상처였고 현재는 고통이었으며 미래는 불안으로 가득 찬 나날이었다. 하지만 한 걸음씩 복음 속으로 나아갈 때마다 점차 과거의 상처는 더 이상 상처가 되지 않았고 되려 축복과 감사로 다가왔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 축복이라고 말한다면 어느 누군가는 미쳤다고 손가락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나로 태어났기 때문에 더 깊이 있게 나와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오만하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점철될 나를 스스로 성찰하게 하고 타인을 돌아보게 만들기 위해서 하나님은 이렇게 나를 세상에 나오게 하셨음을 생각하면 나의 존재에 대해 그저 감사함으로 가득하다.
미래에 대한 나의 생각이 확고할 것이라고 자만했건만 하나님은 이런 나의 생각까지도 모두 아시고 예비한 시간대에 하나님께서 예비한 사람을 만나게 하셨다. 다시 이어진 만남을 통해서 하나님은 세상의 것을 기준으로 삶을 바라보던 나의 생각들을 바꿔주셨다.
'이제 겨우 경제적으로 괜찮아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 상황에서 무슨 수로 아이를 경제적으로 모자람 없이 키울 수 있지?' '한없이 약하고 부족한 내가 어떻게 한 생명을 책임질 수 있지?' '만약 아픈 아이면 어떡하지?' '남편 없는 시간에 혼자 어떻게 키우지?' 등과 같은 불안감으로 가득 찼고 도저히 혼자서 해낼 수 없는 일들이라는 생각들 속에서 딩크를 견지했던 나에게 하나님은 예비된 만남들을 통해 확실한 사실을 보여주셨다.
복음 안에서 온전하게 잘 자라는 새로운 생명을 마주하게 하면서 그리스도 속에 있다면 어떤 순간에라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과 하나님 자녀에게 문제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아니하다는 것을. 결국 하나님 안에서는 어떠한 것도 상관없다는 사실을.
이에 대한 깨달음은 딩크에 대한 기존 생각에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
잦은 출장을 가야 하는 남편의 직업 특성상 만약 아이를 낳게 된다면 함께가 아니라 혼자서 아이를 돌보는 일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의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그 순간조차도 나는 혼자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녀의 성별을 떠나서 아이를 언제 태어나게 하느냐를 결정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내가 덜 힘들어질 것이라는 편협한 생각을 가졌었으나 이제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이 생겼다. 언제 태어나든 하나님께서 때에 맞춰서 예비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위해 예비하신 시간표대로 인도하시고 완전하지 않은 나여도 하나님 안에서는 완전해질 수 있게 하셨다. 그리고 모든 문제는 그리스도 복음 안에서 결국 축복의 발판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이러니 모든 순간에 불안해할 이유가 없었고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어릴 적에 읽은 글이라서 정확한 내용은 아니지만 얼추 이런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어느 날 한 마을에 홍수가 생기는 바람에 집집마다 물이 가득 차고 사람들이 떠내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어떤 사람이 홍수를 피해서 지붕 위에 올라섰다. 그는 넘실대는 물들을 바라보며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얼른 저를 구해주세요!'
잠시 후, 보트가 지나가면서 그에게 타라고 외쳤다. 그러나 그는 거절했다. '아닙니다 저는 하나님이 구해주실 거예요!' 보트에 탄 사람들이 그에게 수차례 타라고 말했으나 그는 완강하게 거부했다. 결국 보트는 떠났다.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물은 자꾸 차올랐다. 발치까지 차오른 물을 보며 그는 다시 기도했다. '하나님! 언제 오시나요?'
그러자 이번에는 헬기가 나타났다. 역시 그에게 헬기를 타라고 말했으나 그는 거절했다. '아닙니다 저는 하나님이 구하러 오세요!'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물이 자꾸 차오르게 만들었고 불어난 물은 결국 그가 서있는 지붕까지 삼켜버렸다.
이 이야기는 하늘나라에 간 그가 하나님께 왜 구하러 오지 않았냐고 하자 하나님은 너를 여러 번 구하러 갔으나 네가 발견하지 못했다고 대답하며 끝이 난다. 이는 복음 없는 맹목적인 믿음은 어찌나 위험한지 그리고 그저 기도하면 하나님이 다 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세를 경계하여야 함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통제할 수 없는 일로 가득 차 있고 인생은 매 순간이 선택의 순간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생각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다.
딩크가 아닌 다른 길로 들어서기로 결정한 지금. 그저 기도만 하면서 기다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보다는 여태 해왔던 것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때가 오면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그때가 온다면 복음 속에서 사랑으로 키우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