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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해 Oct 11. 2019

오늘, 더 힘낼 수 있겠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리는 게 좋을까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나 글이 많다. 누구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면이 상상력을 자극하나 보다. 시간을 자유자재로 다룬다거나 되돌린다거나 실제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나도 가끔 생각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떨까? 언제로 돌리는 게 좋을까?


보통 이 질문은 지금껏 살아온 시간 중 언제가 가장 행복했냐는 질문으로 다가온다. 10년 전? 20년 전? 이상하게도 나는 돌리고 싶은 그때가 없다. 지금이 썩 좋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굳이 따지자면 지금도 힘들고 그때도 힘들었는데 굳이 그때로 돌아가야 하나에 가깝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내가 현재에 만족하는 성격이라 그렇댄다. 정곡을 찔려 기분은 나빴는데 아니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한 나는 만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최근 모습만 봐도 그렇다. 회사 다닐 때는 퇴사하고 싶어 했으면서, 퇴사해서는 다시 회사를 알아봐야 하나 고민한다. 어느 한쪽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지 않나? 불평불만이 많은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내가 만족하는 성격이라니...


반박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내가 죽어라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치를 100이라고 하자. 보통 나는 80만 되어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시험 성적을 받을 때 그랬다. ‘이 정도면 100점인데’라고 생각한 적도 없을뿐더러, 90점을 예상했으나 80점을 받아도 괜찮았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잘못한 부분이 있겠지, 다른 누군가가 나보다 더 잘했나 보지. 이 정도면 괜찮지 뭐. 그렇게 생각했다.


답이 무엇이 되었든, 돌아가고 싶은 시간이 없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전보다야 지금이 낫다. 시간을 되돌릴 만큼 후회할 일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될까.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해도 될까.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을 거라고 믿어도 될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지금은 아무 일 아닌 것 같아도, 먼 훗날 나에게는 밑거름이 되고 초석이 되는 일이라고 여겨도 될까.


그렇다면 오늘을 더 기운차게 보낼 수 있겠다. 더 힘낼 수 있겠다.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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