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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콩 Mar 07. 2024

생각보다 주위에 우울증으로 힘들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지 말을 안할 뿐

내가 성인이 되고 난 후에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지인들 이야기를 꽤 많이 들어왔다. 아무래도 내가 약업계에 종사하다보니 이해나 도움을 얻기 위해서 좀 더 편하게 털어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 날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나한테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는데 요지는 자신의 동생이 조현병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복용하는 약이 공교롭게도 내가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담당하는 약이었다. 그러면서 동생분의 증상이 어떤지, 약을 먹으면 세상 천사인데 약을 안 먹고 숨기는 날에는 어떤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지 털어놓았다. 

또 회사동료는 자신의 전직장 동료가 이상한 말을 한다며, 소리가 분명히 안 나는데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고,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 증상이 있는 분은 본인의 증상을 인정하지 않고 병원에 가보라는 조언을 듣지 않는다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했던걸로 기억한다.

(물론 위 두 케이스는 우울증은 아니다)


어느 날은 어머니의 지인분이 우울증이 심해서 매일 집에서 누워만 있고, 남편분이 자녀들을 돌보고 집안일까지 한다는 얘기도 들었던 것 같다.

또 뭐가 있었지.... 친한 친구의 친구가 심한 우울증으로 우울증 약을 오랫동안 복용해오고 있는데 점점 처방하는 약의 개수가 늘어간다는 말을 했었다. 활동없이 집에만 있고 계속 잠만 자는 극복의지도 크게 보이지 않는 했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니 아무래도 약의 종류가 늘어났던 것 같았는데 친구는 걱정이 되었는지 약들이 뭔지 좀 봐달라는 부탁도 했었다.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정말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특히 장기복용하는 분들께 드리는 말인데... 장기복용하는 분들은 약을 먹는 게 당연한 일상이 되어서 오히려 극복의지가 사라진 경우가 꽤 있다. 물리적 약물의존성을 말하는게 아니라 복용 중에 심리적으로 약물에 기대는 것을 말한다. 

약물은 신경전달물질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기분의 베이스라인을 일반적인 수준으로 맞춰준다. 따라서 우울증은 우리가 무언가 '노력의 시작'을 할 힘이 없는 상태이므로, 항우울제를 통해 신체 활동, 마인드풀니드 활동, 사회적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일반적인 기분의 수준을 표준으로 학습하고, 약물이 없이도 스스로 좋은 기분, 좋은 느낌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즉 본인의 노력이 반드시! 반드시!!! 필요하다. 




밖에 나가서 산책, 러닝, 웨이트트레이닝 등등 신체활동을 꼭 하자. 따뜻한 햇빛을 꼭 받자. 유익균이 많이 함유된 요거트도 꾸준히 먹어보자. 명상이나 요가도 해 보자. 영상이나 사진을 찍는 취미도 좋다. 장기 복용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꼭! 제 말을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마음에 감기가 걸렸는지 대화가 필요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현재 우울증이나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 또는 그런 지인을 가까이에 두신 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거나, 잘못 먹고 체한 것은 병원에서 진료받고 나아야지! 라고 하면서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은 숨기거나, 부정하거나 너무나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어쩌면 일생에 한두번은 피해갈 수 없는 마음의 감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면 정말 다양한 마음의 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단지, 말을 하지 않거나 스스로 인지를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때가 되면 혈압, 혈당수치 체크하듯 마음도 서로서로 체크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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