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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Dec 23. 2019

유럽 영업은 이렇게!

<유럽여행 바이블> 서평

대형서점 한쪽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거기서 책을 읽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때로는 흐뭇한 마음을, 혹은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되곤 한다. 그중에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을 때는 '저 책, 사서 저렇게 읽고 있는 거겠지...'라고 생각해야 할 만큼 책을 자기 것처럼 다루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었던 사람은 여행책을 잘 펼쳐서 필요한 부분을 꼼꼼히 적는 사람, 그리고 여행책을 한 장씩 사진 찍던 사람이었다. 해외여행이라 가정할 때, 여행경비를 생각하면 여행 안내서 가격은 꽤 적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구입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내는 사람은, 그만큼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거다. 혹은 이 여행 후에는 책을 펼치지 않을 거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유럽여행 바이블>은 일반적인 여행서와는 조금 다른 포지션을 꿈꾸며 출간한 책 같다. 한번 읽고 다시 꺼내지 않을 여행서와는 사뭇 다르다.



아 정말 좋은데 말로 설명할 수가 없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다.


유럽여행 정말 좋아... 꼭 한번 가봐!



가든 안 가든 후회할 거라면 일단 해보라던 말이 떠오른다. 유럽여행을 가보지 않은 이들 중 한 번이라도 망설여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고민하는 이유는 시간과 돈, 그리고 두려움이다. 학생이라면 방학을 이용할 수 있지만 금전적인 여유가 많지 않겠고, 직장인이라면 돈보다는 장기휴가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큰 것이다. 무엇보다도 안내자를 따라다니는 소위 '패키지' 여행은 가고 싶지 않지만,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또한 영어도 아닌 다른 말을 쓰는 나라에서 자유여행을 아무 거리낌 없이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일 거다. 하긴, 그런 사람이라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지 않겠지만...


모든 것이 담겨있지는 않지만, 동기부여는 확실


대부분의 여행서에는 여행지의 정보가 꽤 상세하게 담겨 있다. 교통정보, 유적지, 맛집 등 추천할만한 곳을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다. 당장 어디를 어떻게 가야 한다는 정보가 있기는 하지만, 이 책 한권만 가지고도 여행을 마치지는 어려워 보인다. 대신 이 책은 '내 여행을 어떤 방향으로 계획하면 좋겠다'는 걸 제시한다.

그리고 색인으로 채워져야 할 듯한 마지막 부분은 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경험담이다. 사실 대단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우리 모두가 여행을 떠나 길을 잃거나, 도난을 당했다 극적으로 물건을 찾거나, 혹은 세기의 로맨스라도 생겨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열차에서 우연히 대화하게 된 사람과 말이 너무 잘 통해 SNS 친구를 맺게 되었다거나, 허기진 상태에서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현지인들만 아는 맛집이었다거나, 가려던 박물관이 임시 휴관이라 발길을 돌리던 길에 동네 축제를 만났다거나. 기억에 남는 여행의 기억은 언제나 화려하지는 않다. 평소 같으면 지나쳤을 소박한 경험도  여행지에서라면 충분히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으니까...





한 번의 여행으로 인생이 달라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좋았던 기억은, 혹시 좋지 않았더라도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본 기억은 또 다른 발걸음을 딛게 해 준다.



'언젠가는 유럽 여행을 가야지' 보다는 '몇 살이 되기 전에 밀라노 패션위크에 가 봐야지'라는 식으로 조금은 구체적으로 표시를 해 본다면 예상보다는 늦을지라도 여행에 조금 더 다가가게 되지 않을까.


나에게도 이 책의 유럽 영업은 성공했다. 올해 다녀왔으니 3년 안에 이번에 미처 가지 못해 아쉬웠던 곳으로 떠나야겠다.


 *이 책은 성장판 서평단 2기 활동으로 출판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위의 서평은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감상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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