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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Snoopy Jan 29. 2020

시작은 '반'이 아니라 '전부'다

개리 비숍 <시작의 기술> 리뷰

독서모임의 좋은 점은 랩으로 읊을 만큼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고마운 것은 혼자서라면 결코 읽지 않았을 책을 무려 '열독'하게 된다는 점이다. 확실히 내 취향이 아닐 거라 생각한 책을 완독 하면서 '이 책 정말 좋다!'라고 말하고 나니, 독서모임을 그만둘 수가 없게 되었다.


성장판 독서모임 2020년 1분기 첫 번째 책, <시작의 기술>도 내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을 만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 역시 한 장 한 장 기면서 나도 모르게 확신이 들었다. 뭔가 바뀌고 있다는 확신이.



긍정의 역설을 바라는
이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 책은 좀 다른 길을 간다


나는 나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다


지금까지 나는 나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생각을 한다'라고 여겼다. 왜 우울한 생각을 할까, 왜 비극적인 생각을 할까, 아니면 왜 쓸데없는 생각을 할까 등등.


하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내게 따귀를 날렸다. 그 모든 건 내가 나와 나누는 대화라고. 그리고 또 펀치를 날린다. 그 생각들을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어느 것에 중요성을 부여할지는 얼마든지 내가 결정할 수 있다고.


상처 느끼기를 거부하면 상처 자체가 사라진다


그리고 또 독설을 날린다.


지금 내 삶이 요 모양 요 꼴인 이유는 처한 상황이나 주변 환경 때문이 아니라 나와 나누는 자기 대화가 의욕을 꺾어놓기 때문임을 알겠는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훨씬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실제의 삶이 아니라 특정한 무의식적 반응이다.

당신은 이대로 사는 게 그런대로 참을 만한 게 틀림없다


진짜일까? 내가 불만스러워하면서도 삶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대로 살만하기 때문일까?


맞는 듯하면서도 인정하기 싫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이 챕터를 읽어보니 맞는 말이었다. 바꾸고 싶고 달라지고 싶다고 늘 떠들지만 그 부분을 바꿀만한 의지는 부족했다. 그래서 아직 이런 상태로 살고 있는 것이다.


돌아보면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 갖고 싶었던 것은 어떻게든 구하고 또 구했다. 그것이 내가 지금 바뀌길 원하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 해도 그걸 위해 집요하게 노력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분명 의지가 엄청났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인생은 불확실한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언제나 조금이라도 확실해 보이는 것을 찾아다녔다. 실제로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확실한지 아닌지가 더 중요한 선택의 조건이었음을 깨달았다. 성공은 늘 불확실성 속에 있다. 안정적이고 확실해 보이는 것은 성공이라기보다는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한 방법에 불과하다.


아무도 모른다, 내가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


아무도 모르는 나를 규정하기 위해 남들의 평가에 몸을 맡겨 왔는지 모르겠다. 그들도 모르고 무엇보다 나도 모르는 것을 판단하기 위해 시간을 쓰고 마음을 다치면서 살아왔다. 참 세상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쓰며 살았다.




이미 해답을 내가 가지고 있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일단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시작해야 한다. 그게 바로 시작의 기술이다.


시작은 반이 아니다. 시작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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