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dame Snoopy Mar 25. 2020

아직 살아갈 희망을 가져도 되는 이유

<Factfulness> 리뷰

Factfulness : 사실 충실성


당신은 사실에 근거해 판단하고 있는가?


베스트셀러이고, 평소에 책을 고르는 경향이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독서모임 덕분에 읽게 된 <팩트풀니스>. 그리고 결과는 역시, 독서모임에서 추천하는 책은 믿을만 하다는 것.



사실을 알려줄게, 세상을 오해하는 너에게


오늘도 하루 종일 '나쁜 뉴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인류를 덮친 21세기 흑사병 코로나 바이러스만으로도 머리가 아픈데, 성착취 사건,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사건 사고들. 이런 뉴스를 접하다 보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는 생각이 또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라는 정부 권고에 따라 다른 부서 사람들과도 거리를 두며 살고 있다. 망한 것 같지만 이 와중에도 사고 싶은 물건이 있고, 읽고 싶은 책이 있고, 듣고 싶은 음악이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 


저자는 내가 오해하며 살아간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친절한 선생님처럼 세상에 대해 얼마나 모르는지, ' 그럴 것 같은' 어림짐작을 '팩트'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하나하나 알려준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 자주 느끼는 기분 나쁨을 전혀 만나지 않고도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간극 본능을 버려야 오해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머리말에 나오는 갭마인더 테스트를 이전에 접한 적이 있다. 그때도 처참한 결과를 받았는데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테스트 안의 팩트가 아니라 '내가 잘 모르고 엄청나게 오해했구나'라는 것뿐이었다. 시간이 지났다지만 13문제 중 단 2개만 정답이라니. 내가 고른 답에 따르면, 세상은 나날이 더 나빠지며 인류의 반 이상은 아직도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다. 세상은 꽤 살만해졌다. 분명 빈부차가 존재하고 아직도 굶는 사람이 있지만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인류가 훨씬 많다. 난 그걸 모르고 그저 뉴스를 보며 세상이 이렇게 힘들어서 어쩌나 오해를 해 왔던 거다. 그 밑바닥에는 나는 괜찮고 그들은 괜찮지 않다는 간극 본능이 있었다. 


간극 본능에 물든 학생처럼, 나 역시 그 상황이라면 비슷한 논리로 답을 했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뉴스뿐 아니라 TV에서 자주 접하는 '빈곤 포르노' 광고의 영향이기도 한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평균 비교, 극단 비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간극 본능을 버리고 보다 사실에 충실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세상은 좋아지고 있다


대체 누가, 왜 세상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생각을 우리에게 주입한 것일까? 옛날이 더 좋았다는 생각은 사실 착각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은 미화된다. 우리는 실상을 알지 못하고 느낌을 사실로 인식하고 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오해하는 이유다.



아마도 4단계를 살고 있을 우리는 희망을 가져도 된다.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으며 1~3단계를 사는 다른 사람들도 조만간 우리와 비슷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우리는 더 다양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으며 우리의 시장은 더 커질 거라고.





'느낌 아니까' 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느낌도 참 중요하다. 하지만 사실이 기반되지 않은 오로지 느낌만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파악하려 한다면 죽을 때까지 오해만 하다 끝날 것이다. 


이 책이 모든 걸 다 알려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우울한 뉴스, 가짜 뉴스가 흘러넘치는 세상에 살면서 적어도 팩트가 무엇인지 확인해보려는 시도는 해 보는 편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나 싶다. 오늘도 사건 사고로 우울해진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진짜 팩트를 알고 세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아직 '세상을 살아갈 희망을 가져도 되는 이유'인 듯하다. 아직 살아갈 희망을 가져도 되는 이유아직 살아갈 희망을 가져도 되는 이유


매거진의 이전글 시작은 '반'이 아니라 '전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