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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태영 Aug 22. 2017

물과 비료를 같이 주면
효과 두 배추?

배추 재배 이야기

* 경북 문경시 재배농가


▶ A : 한국에서 배추밭을 다녀보면 주로 고랑에 비료를 뿌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일이 근권(뿌리 근처)에 시비할 수 없으므로 노동력 문제 때문에 이렇게 고랑 시비를 한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비료를 판매하는 사람들조차도 원칙과 관행을 헷갈려서는 안 되겠습니다. 비료는 뿌리 가까이에 줄 수록 그 효율이 커집니다.

 일부 농가는 토양에 자갈이 많을 경우 배추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는데, 자갈 자체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자갈과 함께 양토가 충분히 있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 Q : 배추에 대한 추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 A : 보통 기비로 50~60%, 나머지를 추비로 줍니다. 추비는 수확 2~4주 전까지 진행하는 것이 좋고, 생육 후기에는 인산이 필요 없으므로 흔히들 말씀하시는 NK비료, 즉 1:0:1 비율의 비료 제품이 가장 좋겠지요.


제주 양배추, 배추 농가


▶ 재배현황 : 양배추 3500평, 태풍 피해로 비정상적인 생육상태.

기비로 유박비료 172kg/300평과 석회비료를 주고, 추비는 18-8-7 그래뉼 비료 344kg/300평 사용. 태풍 피해 후 고랑에 요소비료 30포 시용. 

▶ A : 양배추는 결구 작물로서 초기 발생하는 잎의 크기를 빨리 키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러므로 기비로 유박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질산태 질소가 함유된 비료를 충분히 주면 질소 성분이 빨리 흡수되어 초기 생육의 속도를 증가시킬 겁니다.

▶ Q : 기비로 화학비료를 주는 것은 가스피해 때문에 꺼려지는데 괜찮은가요?

▶ A : 보통 암모니아태 질소로 만들어진 비료는 암모니아 가스피해 때문에 비료 처리 후 시간을 좀 두고 작물을 정식해야 하지만, 질산태 질소가 많이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시면 그런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제품을 본엽이 6~8매 정도일 때 추비로 주면 수광 각도가 좋은 바깥 잎의 생육을 빨리 촉진시키므로 광합성에도 유리합니다. 저온기나 태풍 등의 피해로 생육이 늦어질 경우에는 종합 성분의 WSF(수용성 비료)를 엽면시비하면 효과가 빠를 겁니다.

 그리고 양배추나 배추의 초중기 생육 판단은 세로가 아니라 가로가 중요합니다. 횡으로 하위 엽이 얼마나 넓은 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 Q : 배추도 기비로는 유박 비료만 쓰는데, 마찬가지 원리인가요?

▶ A : 배추도 양배추와 마찬가지로 초기 생육을 빠르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시비관리도 비슷한 원리로 하시면 됩니다.


* 제주 양배추 농가 2


양배추 사이의 배추

▶ Q : 태풍 피해로 인해 양배추 밭 중간중간에 배추를 심었습니다. 반대로 배추 밭에 양배추를 심는 것도 가능할까요? 

▶ A : 불가능합니다. 배추는 양배추보다 생육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뒤늦게 배추를 정식해도 생육에 지장이 없지만, 반대로 한다면 양배추의 생육이 매우 저하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강원 정선 농가


▶ 재배현황 : 배추 22만 평, 양배추 8만 평, 적채 5천 평

▶ Q : 쉽지는 않겠지만, 비료 관리로도 무사마귀병을 다루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방법이 있을까요?

▶ A : 배추에 가장 문제가 되는 무사마귀병의 병균은 산성인 조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아무래도 암모니아태 비료보다는 질산태 질소 비료를 사용하면 토양을 중성화하는데 도움을 주므로 병균에게는 좋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아울러 추비 할 때에도 질산태 질소는 이동성이 좋으므로 작물이 빨리 흡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 Q : 양배추의 추비를 질소 13% 비료와 18% 제품 중 어느 것으로 주는 게 좋은가요?

▶ A : 18% 제품으로 주는 것이 당연히 가격적인 면에서 더 유리하지만, 원래 13% 제품으로 주시다가 18%로바꿀 때에는 살포량을 줄여야 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적지 않은 농가들이 포대 수에만 집중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더군요.

▶ Q : 전 농사를 지을 때 항상 석회비료를 많이 줍니다. 기비로도 주지만 비가 온다고 하면 그 전날에 항상 석회를 뿌려 줍니다. 

▶ A : 석회를 주는 것은 정말 좋은 습관입니다. 상당수 한국 농가들은 무료로 나눠주는 석회비료도 잘 주지 않던데, 토양 pH관리와 칼슘 공급면에서 매우 중요한 열쇠입니다.

적채 재배지

▶ Q : 시험적으로 적채를 올해 처음 재배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포인트가 있다면?

▶ A : 적채는 대체로 양배추와 비슷하므로 양배추와 같이 관리하면 됩니다. 다만 적채는 더위에 약하다는 점을 유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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