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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태영 Aug 28. 2017

퇴비만으로 부추를 키운다고요?

부추 재배 농가들 이야기

울산 농가 1

 

▶ Q : 200평 1 동당 요소 10kg, 12-8-8 그래뉼 비료 10kg, 퇴비 45포 및 미생물을 사용 중인 부추 재배 3년 차 농가입니다. 분석상 토양 pH는 5.2이고, 유기물 함량 등 나머지 요소는 문제가 없습니다.

 수확 후 다시 성장하면 보통 25~30일 후에 수확하는데, 20일이 경과하는 시점에서 먼저 올라온 잎이 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토양 검사를 해보면 인산과 칼륨 성분이 많다고 나오는데, 어찌하는 것이 좋을까요?

잎 끝이 타는 현상 

▶ A : 이 농가의 시비 프로그램은 12-8-8 그래뉼 비료에 들어간 약간의 인산, 칼륨 외에는 실질적으로 계속 질소만 주는 셈입니다. 퇴비도(타 지역보다는 사용량이 적다지만) 인산 축적 및 지속적인 질소 공급에 일조를 할 것입니다. 특정 성분이 문제라기보다는, 양분의 불균일성이 사실 더 큰 문제입니다. 

 질소가 너무 많으면 작물의 민감도가 대체적으로 높아집니다. 게다가 토양이 매우 건조하고 작토층이 얕은 것으로 보아 위의 복합적인 요인들이 염류 축적 및 그 장해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대부분 농가들은 토양에 집적된 인산이 많으면 인산을 시비할 필요가 없다고 알고 있지만, 이 인산 성분은 대부분 불용화된 성분이라서 단기간에 녹아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산도 별도로 계속 시비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울산 부추농가 2


▶ 재배현황 

- 3년 차. 작년부터 뿌리응애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

- 200평 1 동당 21-5-8 1포, 퇴비 180포 및 미생물을 넣고 재배 중.

- 얼마 전 모 업체에서 방문하여, 인산 과다로 pH가 너무 낮아서 생기는 문제라며 ‘인산 분해제’를이용한 농법을 제안하여 비싼 값으로 제품을 사다 썼으나 별 효과 없었음.

- 백납병(잎 줄기에 하얀 패치가 생기는 병)도 문제인데, 처음엔 괜찮다가 겨울로 갈수록 번짐.

▶ A : 토양에 집적된 인산은 어차피 작물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이온 형태로 공급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그 '인산 분해제'라는 것을 판매한 업체는 phosphate와 phosphoric acid의 구분조차 못 하는 듯합니다. Phosphate, 즉 비료 성분에서의 인산은 pH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농가가 제시한 토양분석서를 보면 pH가 좀 낮기는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닌 듯하고, 오히려 EC가 기준치에 못 미칩니다. 전체적으로 비분이 약하다는 얘기지요. 즉, 퇴비를 많이 넣어도 정작 충분한 양분으로서의 효과는 못 가진다는 반증입니다.

 백반병은 아마도 철이나 다른 미량요소의 결핍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추는 별도의 엽맥이 없기 때문에 그 결핍 증상이 군데군데 patch처럼 나타납니다. 겨울로 갈수록 이것이 번진다는 의미도, 결국 낮은 온도 때문에 양분의 가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른 여러 가지 영양제에 현혹되기 전에, 작물의 필수 원소 위주로 지속적인 양분공급을 하는 것이 답이고, 이에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비료의 사용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남양주 부추농가


▶ Q : 매 25일마다 수확. 기비는 160평 하우스에 유박 8포. 추비는 스프링클러로 관주용 비료 살포 중입니다.

 관수는 4동 하우스에 약 5톤. 1 회 관수시 12~24시간 관수. 수확 15일 이후로는 스프링클러로 물을 맞아서 잎이 한 번 쓰러지면 다시 일으킬 수 없으므로, 생육 초반에 집중 관수합니다.

▶ A : 한 동에 퇴비만 백여 포씩 넣는 부추농가들에 비하면, 시비 관리는 매우 양호한 편입니다. 

하지만 바로 어제 관수해서 그런지 현재 밭이 매우 과습 상태입니다. 부추는 원래 뿌리가 매우 얕게 자라는 데다가 과습이 되면 더욱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물의 양이 생육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면, 그 양을 나누고 물 주는 횟수를 늘리는 방안이 더 좋겠네요.


* 남양주 부추농가2


▶ 재배현황: 부추 재배 올해로 10년째, 무사시노 품종

 Q : 저는 토양관리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화학비료를 많이 쓰지 않는 대신, 유산균, 광합성균, EM 등 미생물을 직접 배양해서 많이 넣고 있습니다. 토양검사를 해보면 인산축적도 전혀 되지 않고 있습니다. 

 A : 좋습니다. 아울러 화학비료 대신 비효가 오래가는 것을 원한다면, 기비로 골분을 입자가 큰 것과 작은 것을 혼합해서 토양에 넣으면 인산과 석회의 효과를 꾸준히 볼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울산 부추농가 3

 

▶ Q : 기비 150평에 우분 4t, 아미노산 비료 2.5포, 19-5-10 그래뉼비료 1.5포, 미생물제를 넣었습니다. 부추농사 3년째로 작년까지 생육이 매우 좋지 않아서 나름대로 생각해서 재배하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 

 A : 날씨가 춥더라도 하루 15분 정도는 환기를 해야 합니다. 지금도 환기가 잘 안되어서 하우스 안에 물이 떨어질 정도로 습도가 높네요. 모든 작물은 잎에서 증산 작용을 잘 해야만 뿌리에서 물과 함께 양분을 흡수할 수가 있습니다. 오후 12시~1시 즈음 하우스 천창 쪽으로 환기를 하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하우스 바깥쪽의 고랑

 하우스 주변에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우스 바깥쪽을 판 것은 배수에 아주 좋은 방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두둑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나저나 관주 시설이 이미 있는데, 수용성 비료는 쓰지 않나요?

▶ Q : 관주를 한 번 해봤는데 호스 구멍이 막혀서 매우 위험한 것 같아 다시는 안 할 생각입니다.

 A : 겨울철에는 양분의 흡수가 더딘데 특히 인산과 암모니아태 질소의 흡수가 많이 감소됩니다. 특히 이럴 때 수용성 비료로 작물의 생육 상태를 봐가면서 관리하면 매우 효과적입니다. 제대로 된 관주용 비료라면 물에 100% 용해되므로 구멍을 막지 않습니다.

 Q : 관주는 힘들어요. 500g짜리 영양제를 물에 타서 농약 약대로 엽면시비는 합니다.

 A : 제대로 된 10kg짜리를 나눠 사용하시면 500g 포장 제품들보다는 가격 면이나 비료의 성분면이나 훨씬 경제적이니 추천합니다만…

 Q : 500g이 한 번에 쓸 양이라서 쓰기 편해요. 10kg 이상 대량 포장은 뜯은 후 굳기도 하고요, 지금 쓰는 비료는 보조금을 받기도 합니다.

 A : 이 농가는 처음 관주용 비료를 쓸 때 잘못된 추천과 사용방법으로 인해 관주 재배 자체에 부정적이군요. 아무리 좋은 비료를 추천드려도 쓰시지 않을 겁니다. 


구리 부추농가

 

 Q : 작년 여름 파종 후 세력이 계속 떨어져 금년 추석에서야 1차 수확(판매는 못하고 베어내기만 했음). 아직 전혀 돈벌이를 못하고 있습니다.

 1동 150평당 기비로 유박 2포, 12-8-8 그래뉼 비료 1포 반을 주고도, 하도 세력이 떨어져서 질산칼슘을 엽면시비했습니다. 이상하게도 하우스 가장자리는 좀 잘 자라는데, 중앙 통로 부분으로 올수록 잘 안 자라네요.

 A : 토양 pH는 6.6으로 양호, 하우스 가장자리 EC는 1.5 내외, 중앙 부분은 2가 넘네요. 아마 이것이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Q : 작년에 엄청 퍼다가 넣은 미부숙 계분도 문제가 될지…..

 A : 우선 지하수 자체의 EC가 0.8로 매우 높습니다. 눈비가 오면 좀 나아지겠지만, 이미 토양에 상당량 염류가 축적되어 있는 상황에서 높은 EC의 물을 사용하니 문제가 악화되는 듯합니다. 게다가 중앙 통로 부분은 배수가 불량하여 이런 문제를 더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우선, 지하수 말고 하우스 옆 도랑물의 EC가 낮으니 그것으로 염류를 씻어내도록 하고 통로 부분은 배수가 잘 되도록 고랑을 만들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염류의 상당 부분은 염화나트륨일 것이므로, 되도록 질산태가 많이 함유된 비료를 꾸준히 관주하고 염소 성분을 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1~2회 물을 흠뻑 주면서 조금씩이라도 비료를 관주해야 부추가 다이어트하지 않습니다. 새로 만드는 하우스는 이랑을 더 높게 만들고 가운데 고랑을 터주는 방법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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