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농가들 이야기
▶ Q : 개화기 때 한 영업사원의 말만 믿고 적과제(호르몬)를 너무 일찍 처리하여, 사실상 수정률이 10%도 안되어 금년 사업은 종결 위기입니다. 과연 내년에는 꽃이 제대로 필 지 걱정이고, 그러기 위해서 지금부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요?
기비로 유기질 비료를 6평당 1포씩 표면에 뿌려주었고, 비료를 따로 주지는 않지만 수세는 양호한 듯합니다.
▶ A : 7년 차 사과 치고는 수세가 약하고 작습니다. 지금까지 유기질 비료 위주로만 줬다는데, 이는 나무를 굶기는 꼴입니다. 유기질만 듬뿍 주고 비료를 안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라고 큰 책상을 사주고는 정작 책은 안 사주는 경우와 같습니다. 착과가 끝난 현재는 칼륨질을 높게 관리하시고, 수확 후에는 오히려 질소질을 충분히 줘서 관리하는 것이 이듬해 봄의 빠른 생육에 좋습니다.
내년에 꽃이 피는 것은 금년과는 별개 문제입니다. 따라서 개화 자체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앞으로는 수세를 회복하고 강화하는 시비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특히 장마기에는 대부분의 농가들이 물을 안 주는데, 이때가 사실은 작물들이 가장 활력이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비 때문에 활동력 높은 뿌리들이 많이 발생하고 커가는데도 막상 그 뿌리가 흡수할 양분은 비 때문에 씻겨 내려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마기에도 반드시 좀 고농도로 비료를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 Q : 3년 차로서, 내년부터 본격 착과 및 수확을 준비 중이니다. 현재는 유박 비료를 두 그루에 한 포씩 시비, 그 밖에 별다른 비배관리는 없습니다.
▶ A : 동해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칼륨질을 많이 주어, 사과나무의 전해질 농도를 진하게 해 주면, 동해에 견딜 수 있는 힘을 더 줍니다.
▶ Q : 석회보르도액을 치면 활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기공을 막아서 그런가요?
▶ A : 기공을 막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도 석회보르도액은 칼슘의 엽면시비 + 황의 살균효과를 동시에 꾀할 수 있는데, 향후 칼슘 효과에 집중하시려면 잎에 치는 것보다는 과실에 직접 맞히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 Q : 향후 비배 관리방법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 A : 칼륨과 칼슘, 인산 위주의 시비관리가 필요합니다. 칼륨은 말씀드렸듯이 동해 피해 방지 및 생리활성 증대 효과가 있습니다.
칼슘은 작물 체내 이동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시비를 할 필요가 있고, 인산 또한 토양 고정이 잘 되고 이동이 매우 느린 원소이므로 감사 비료 시기부터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감사 비료는 잎이 있을 때 주는 것이 좋고, 비료를 살포하고 나면 물을 주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그냥 뿌려만 놓으면 휘발되어 유실되는 부분이 상당합니다. 농가의 돈이 날아가는 셈입니다.
▶ Q : 신초 전체 및 엽맥에 미량요소 결핍현상이 오고 있습니다.
▶ A : 살펴보니 여러 미량요소의 결핍이 있는데, 특히 철의 결핍이 많은 것 같네요.
▶ Q : 황산철을 2년간 꾸준히 시용하였는데도 문제가 생기나요?
▶ A : 그것은 상관없습니다. 미량요소는 말 그대로, 미량만 모자라도 결핍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토양 중에 충분히 함유되어 있더라도 pH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흡수가 불량해지기도 합니다. 현재 가장 좋은 방법은 NPK와 미량요소가 충분히 들어있는 제품을 엽면시비하는 것이 가장 빠른 교정 방법입니다.
1-1-3이나 1-1-4 제품을 엽면시비로는 2회, 관주 처리로는 3~4회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Q : 저는 따로 양분 관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적과하여 제거한 사과를 설탕과 1 : 1 발효시켜 엽면살포하고 있지요.
▶ A : 그런 방법의 좋지 않은 점은 공급한 양분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자가 제조법으로 만든 물질에 다량 요소와 미량요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수치로 알 수 있나요? 만약 그 방법을 처리하여 상태가 좋아졌다면 어떠한 요인 때문에 좋아졌는지 분석할 수 있나요? 혹시 나빠졌으면 왜 그런지 설명이 될까요? 바로 그러한 컨트롤 문제 때문에 정확한 성분 함량이 표기된 제품을 사용하는 편이 추후 재배를 데이터로 관리하기에 용이합니다.
▶ Q : 미량요소 결핍에 의해 잎이 말리고 과실의 생장이 미흡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과가 크지 않고 너무 단단해지기만 합니다.
▶ A : 아연결핍을 비롯한 복합적 미량요소 부족이 보입니다만, 다량 요소에 의한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비료 제품 선택 시 미량요소가 같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거나, 동시에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 Q : 철결핍이 발생합니다. 평소 유박 위주의 시비관리만 하였으며, 화학비료 시비는 하지 않습니다.
▶ A : 유기물의 투여는 특히 사질토양에 효과가 좋은데, 토양 입자들을 끌어모아 입단 구조를 형성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입단 구조가 되면 보비력이 우수해지고, 배수력이 높아져 토양의 물리성이 매우 좋아지지요.
하지만 유기질이 과잉 시비되면 고온, 다습 이후에 미생물의 활성을 필요 이상으로 높여주어, 미생물이 토양 중 양분들을 분해 공급시키는데, 특히 이때 분해 공급되는 대부분의 성분이 질소질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질소질이 과잉 공급되면 착색 및 당도를 저하시키고 불필요한 수세만 신장시키게 됩니다. 이때에는 높은 칼륨 성분의 비료를 사용하여 질소 흡수를 억제시켜 줄 필요가 있습니다. 철 등 미량요소의 결핍도 과다한 질소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 Q : 인산칼륨(0-52-34)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미 토양 중에는 불용성 인산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없을까요?
▶ A : 인산을 가용화시키는 미생물이 있긴 한데, 가격 대비 효과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대신 유기물만 제대로 주어도 장기적으로는 인산을 많이 가용화시켜 주지요. 토양 중에 인산이 많이 있다고 시비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이미 대부분 불용성이기 때문입니다. 유기질과 인산을 매년 적절히 시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Q : 석회도 뿌리 흡수가 부족하다고 해서 3회 정도 엽면 살포합니다.
▶ A : 그 반대로, 칼슘은 엽면살포로는 흡수량이 매우 부족합니다. 오로지 뿌리 흡수만이 작물체 전체적으로 칼슘을 고루 공급하는 유일한 방법이고, 말씀하신 대로 그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생육 초기부터 꾸준히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엽면 살포할 경우엔 체관을 통해 이동하므로 실질적으로는 이동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차라리 사과가 어릴 때부터 과실에 직접 맞히는 편이 빠릅니다.
▶Q : 원래 자갈밭이던 3천 평 포장을 마사토 등으로 객토, 매년 퇴비를 40차 정도 주고 있습니다. 현재 뿌리 활력이 떨어지고 엽색이 너무 옅은 것 같습니다. 관수시설이 있으나, 별도의 탱크시설이 없어 관주는 못하고 있습니다
▶ A : 일반적으로 객토한 토양에는 뿌리 활착이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 포장과 같이 풀이 많은 곳에서는 뿌리가 쉽게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얕고 넓게 뻗는데, 여기를 SS기로 작업하면서 오가면 그 뿌리들이 다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풀을 예취하고 깎은 풀을 나무 아래 모아 주어서, SS기에 의한 피해를 줄이고 멀칭 효과도 도모할 수 있습니다.
그 밑에 비료를 주면 풀에 의한 멀칭 효과 때문에 보습력이 있어, 지속적으로 양분을 공급할 수도 있지요.
▶ Q : 비료를 주려고 해도, 착색 지연 문제 때문에 비료 주는 것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 A : 한국 농가들 상당수가 잘못 알고 있는 점은, ‘비료’와 ‘질소’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질소만 주지 마시고, 질소함량이 낮고 상대적으로 칼륨 함량이 높은 비료를 주시면 됩니다.
탱크시설이 없다면, SS기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충분한 엽면시비는 관주의 효과도 있습니다.
▶ Q : 6년생, 2년생 사과가 혼재된 과수원이고 유기질 비료 위주의 시비관리 중입니다. 나무의 지상부와 지하부가 자라는 용적이 동일하다고 생각하여, 가지 뻗은 위치 하단까지 비료 시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무의 수세가 좋기 위해서는 뿌리생장을 촉진해야 되므로, 나무와 나무 사이 쪽에도 시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A : 잘못된 방법입니다. 지상부의 가장 길게 뻗은 가지 아래에 있는 뿌리의 양은 전체 뿌리량의 20% 이내입니다. 나무의 생장을 도모하는 주요 뿌리의 80%는 나무 바로 아래 있는 부분입니다.
즉, 지금은 필요 이상의 시비로 노동력과 비료, 돈을 낭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스프링클러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 설치하지 말고, 줄기와 바로 붙어 있게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뉼 비료를 사용할 때에도 나무 주지 아래를 중심으로 시비하고 시비 후 반드시 물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 Q : 사과의 착색이 잘 되기 위해서는?
▶ A : 지금 중요한 것은 칼륨 성분입니다.
칼륨의 효과는 첫째, 과실의 비대입니다. 전해질 농도를 높여주어 밀도를 높여주고 저장성도 높여줍니다. 둘째, 잎 뒤의 기공을 빨리 열게 해주어 잎 증산에 의한 양분 이동을 높여줍니다. 셋째, 다른 양분들을 옮겨주는 운반체 역할을 하므로, 착색 및 품질 증진에 도움이 되는 미량요소들을 원활히 이동시켜 주지요. 호르몬제 위주의 착색제 사용은 지양하고, 고함량 칼륨과 미량요소가 다양하게 함유된 수용성 비료 사용을 추천드립니다.
▶ Q : 누군가는 바닷물을 과원에 쓰면 좋다고 들었는데 맞는 가요?
▶ A : 물론 바닷물은 다량의 무기물을 공급합니다만, 그대신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바닷물의 주요 성분은 염화나트륨인데 염소는 아시다시피 염류 집적의 문제와 연결되고, 나트륨이 과잉 공급되면 작물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바다에서 먼 이 곳까지 굳이 운반해다 쓸 정도로 좋은 재료는 아닙니다.
▶ Q : 작년까지는 낙엽이 심하지 않았는데, 금년에 유난히 7~9월에 심하네요. 산비탈에 재배 중인데, 산 위로 갈수록 낙엽이 심합니다. 산비탈 상부의 수입 점적 파이프 제품과 산 하단의 국산제품의 차이 때문에 수량 문제가 있어서 낙엽이 심한 가요?
▶ A : 직접 종이컵으로 유량을 받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만, 상부와 하부의 수량 차이가 없다면 그런 문제는 아닐 겁니다. 그보다도 이 과원의 잎은 정상적인 것이 하나도 없는데 이것은 양분 문제가 아니라 병의 문제입니다. 6월 낙엽 및 낙과라면 생리적인 문제로 볼 수 있지만, 7~9월이라면 갈반병으로 추정되네요. 방제가 필요합니다.
▶ Q : 농약을 일일이 손으로 쳤는데도 상부와 하부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요?
▶ A : 발병 및 확산은 잎의 습기, 온도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정상부분과 하부의 차이가 그런 이유일 듯합니다.
▶ Q : 어떤 이는 이 사과나무가 현재 탈피를 하고 있으므로 아직 세력이 충분하다고 하던데요?
▶ A : 탈피는 나무가 커지는 이유도 있지만, 나무의 표피가 나이를 든다는 증거입니다. 사람의 때와 비슷하지요. 사실 이 과원의 나무들은 매우 노쇠해 보입니다.
▶ Q : 금년 장마가 끝나자마자 열과(과실이 갈라짐)가 많았는데 막는 방법은 없나요?
▶ A : 장마 동안에는 세근 발달은 빨라지고, 농가들은 유실을 우려하여 비료를 주지 않으므로 나무가 물만 흡수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열과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요. 따라서, 이 때 될 수 있으면 높은 농도의 비료를 관주 해주면 나무가 물과 양분을 같이 흡수하므로 상대적으로 물의 흡수가 줄어듭니다. 삼투압으로 흡수하는 원리입니다.
장마철에 관주를 해 주면, 이렇게 열과도 줄일 수 있고 나무의 세력이 왕성할 때 양분을 공급하는 효과도 가져옵니다. 그러나 요소는 삼투압 영향이 없으므로 이런 목적으로는 효과가 없습니다.
▶ Q : 비료는 전 과원에 골고루 주고 있습니다.
▶ A : 비료는 뿌리 근처에 주는 것이 효과적이고, 그 뿌리는 줄기 근처에 80%가 모여 있습니다. 굳이 전 과원에 힘들여 줄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관주 시설이 되어있다면 물이 가는 곳에 비료를 같이 보낼 수 있으므로 더 효과적이지요. 일일이 무거운 비료를 산꼭대기까지 들고 나를 필요가 없습니다.
▶ Q : 지금 비료를 주면 신초가 나거나 하는 영향은 없는가요?
▶ A : 이미 이 사과의 생리 사이클은 수확 및 낙엽기에 있으므로, 이 비료들은 흡수되어 겨우내 가지에 저장될 뿐입니다. 질소질이 과도하지 않도록 주의하시면 됩니다.
▶ Q : 현재 시비 프로그램은 기비로 그래뉼 비료 70kg/300평, 추비로 30kg/300평, 황산칼륨 20kg, 미량요소 입제 살포 등 시비 방법이 복잡합니다. 매년 수확이 좋았는데 금년에는 갈반이 왔네요. 이 복잡한 시비를 관비재배로 단순화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 A : 당연히 가능합니다. 관주 설비가 안 되어있는 농가라면 설비 설치를 위한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부담이 되겠지만, 이미 설비가 되어있는데도 관비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자동차는 준비되어있는데 기름을 안 넣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Q : 인산의 이동속도가 매우 늦다고 하여 관주로 주고자 하는데 맞는지요?
▶ A : 매우 좋은 생각입니다. 특히 수확 후에 감사 비료 형식으로 미리 주면 더 좋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인산을 그래뉼로 줄 계획이면 가을에, 관주로 줄 계획이면 봄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감사 비료로는 요소나 유기질만 뿌리지 말고, 관주용 비료 19-19-19나 high K로 300평당 2kg 정도로 한 번 정도 투여하면 줄기와 가지에 양분을 빨리 저장해서 봄에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 Q : 우사를 가지고 있어서 퇴비를 직접 제조 사용 중입니다. 퇴비 부숙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별도의 부숙 기간 없이 부숙제를 넣자마자 바로 퇴비를 뿌려도 되는지요?
▶ A : 부숙제라는 제품은 아마 분해효소일 것이고, 이 효소들은 유기물의 리그닌과 탄수화물 등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들의 분해 작용이 계속될수록 유기물들의 체인이 짧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충분한 부숙 기간이 필요합니다.
▶ Q : 퇴비만 사용해서 그런지 세력은 좀 강한데 이젠 좀 억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 참에 관주 시설을 하고 관주 재배만으로 전환하고자 하는데, 그래도 될까요?
▶ A : 퇴비나 유기질 비료를 생략하고 관주 재배만으로 하는 농가들은 외국에는 매우 흔합니다. 어렵게 할 필요 없이 생육 초기엔 1-1-1 비료로 관리하다가 생육후기엔 1-1-4나 2-1-3같이 칼륨 높은 제품으로만 전환만 해도 됩니다.
관주 시설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재식거리나 재배 방식에 따라 그 위치는 시설 업자가 알아서 계산하겠지만, 물이 닿는 곳에 뿌리가 자란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 Q : 꽃은 많이 왔으나 수정이 잘 되지 않아 과가 적고 나무의 세력이 너무 센 것 같습니다. 인공수정을 했는데도 수정이 잘 되지 않았는데 왜 그럴까요? 기비로는 유박비료를 300평당 35포 주었습니다.
▶ A : C/N율이 낮으면 수정이 잘 안 됩니다. 유박비료의 원료 중에는 분해되는 속도가 빠른 것도 있고, 늦게까지 분해되지 않고 있다가 한꺼번에 분해되는 원료도 섞여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많은 양을 뿌리게 되면 필요한 시기에 맞추어 비료분을 적당하게 조절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시기의 비료를 주시면서 각 성분을 조절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꽃가루의 활력에는 아연의 역할이 큽니다. 이와 동시에 전체적인 미량요소를 시비해주면 수정에 도움이 될 겁니다.
▶ Q : 질소가 높은 것이 문제라면, 질소를 전체적으로 줄이는 것은 어떨까요?
▶ A : 착과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전체 질소 양이 무조건 낮아진다면 착과 이후 수세 유지와 과실 크기 확보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착과 후 질소 : 칼륨 비율에서 칼륨을 좀 더 많이 가져가는 균형관리가 중요합니다.
▶ Q : 장마철에는 사과 생리 갈반이라고 하는 낙엽 현상이 이 지역에 큰 문제인데 원인이 무엇일까요?
▶ A : 낙엽은 보통 수분 스트레스로 발생하는데 장마철이라면 계속된 비로 뿌리가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날씨가 맑아졌을 때, 잎이 증산하는 양만큼 뿌리가 물을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낙엽되는 이유가 큽니다.
▶ Q : 그렇다면, 인위적으로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려주면 어떨까요?
▶ A : 물에 수용성 비료를 옅게 타서 뿌려주면 더 좋겠습니다.
▶ Q : 나무를 정식한 지 7년 되었으나 나무의 생장이 좋지 않고 꽃의 크기도 작습니다. 퇴비를 엄청 많이 넣고 토양이 좋지 않은 듯하여 산 흙까지 객토하였으나 나아지지 않네요.
▶ A : 비료분이 모자랍니다. 7년 내내 비료는 안 주고 퇴비만 넣으셨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컨설팅을 하다보니 한국의 사과농가들 사이에서는 유난히도 일본의 한 유기 사과재배 농가의 얘기가 회자되던데, 그분은 일본에서도 매우 독특한 농가로 일본 내 방송을 많이 탔던 분이고 절대 일반적인 농법이라고 추천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가을에 잎이 달려있을 때 복합비료를 시용하여 겨울에 들어가기 전 나무가 비료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시고(감사 비료 개념), 봄에 잎이 날 때부터는 속효성 비료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꽃이 피는 시기부터 적절한 양분 비율의 수용성 비료를 관주 하세요.
▶ Q : 그러면 잎이 나기 전에 시비하면 안 되는 것인가요?
▶ A : 잎이 나기 전에 시비하는 것은 농가의 작업 시기를 맞추기 위한 관행입니다. 과수는 잎이 나고 물을 흡수하기 시작해야 실제로 비료성분도 흡수하기 시작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잎이 났을 때 시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 Q : 토양 pH를 재보았는데 7.2였습니다. 괜찮은가요? 낮출 필요가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 A : 토양의 pH는 6.5 정도가 가장 적당하고 7.2이면 비료성분이나 미량요소의 흡수가 약간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문제 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pH를 낮추려면 유황을 시용하시면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습니다.
▶ Q : 5년 차 사과과원, 유박 위주의 시비관리. 화학비료는 2월에 복합비료만 주고 있으며, 추비로 일본산 비료를 나무 아래 표면 시비 및 녹여서 엽면 살포.
관수시설 완비되어 있습니다. 착색이 어려워 평소 착색제와 황산칼륨 위주로 착색관리를 하였는데 어렵네요. 과실 색깔을 내기 위해 좋은 방법은?
▶ A : 착색제의 주요 성분은 호르몬제 내지는, 칼륨질입니다. 이 중 호르몬제는 작물의 생리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인데, 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수확할 당시에는 효과가 클 수 있으나, 저장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바로 탈색되어 오히려 상품성을 훼손시킬 위험이 있지요.
칼륨 성분은 정상 상태의 착색에 있어 필수 성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착색에는 칼륨뿐만 아니라 여러 미량요소가 함께 작용해야 하므로, 미량요소까지 함유된 고 칼륨의 수용성 비료 제품을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미니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으니 관수 시에 물만 주지 마시고 비료를 녹여 관주를 동시에 해주면 좋고, 그게 힘들다면 농약을 살포할 때 SS기에 비료를 동시에 넣고 사용해도 되니 매우 편리합니다.
▶Q : 동해/냉해에 애로사항도 큽니다.
▶ A : 감사 비료 때 요소비료만 사용하는 농가들이 있는데, 이는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닙니다.
최근 한국의 겨울은 갈수록 늦어져서 고온이 늦가을까지 지속되는데, 이때 과다한 질소질은 새순의 생장을 촉진하여 동해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소를 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칼륨질 및 인산질 그리고 칼슘 성분을 감사 비료 때 동시에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감사 비료는 반드시 잎이 달려있을 때 주어야, 양분 이용률이 높아지니 농가의 돈을 효과적으로 쓰는 셈이 됩니다.
▶ Q : 채소는 기껏해야 몇 개월 재배하니 굳이 뿌리를 넓고 깊게 키울 필요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갑니다만, 과수는 몇십 년 까지 키워야 되는 작물인데 물과 비료를 나무 근처에 집중해서 주는 것이 좋다는 내용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 A : 과거 이스라엘의 Netafim(관수자재 및 설비 전문업체)社에서 처음 미국 Florida 오렌지 시장에 점적 관수(Drip irrigation. 물을 방울방울 떨어지도록 공급하는 방법) 시스템을 소개하러 갔을 때, 그 지역의 농가와 농업기술센터에서는‘이 나무가 이미 20년이나 되었고 강우 때문에 뿌리가 이미 여기저기 다 뻗어 있는데, 점적관수 방식으로 겨우 20%도 안 되는 뿌리 면적에 물과 양분을 공급해서는 나무가 견딜 수가 없다’고 격렬히 반발한 바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바로 이스라엘로 보고되었고, 이스라엘의 농업기술센터 직원이 Florida로 날아가서 ‘우리말이 맞으니 정 못 믿겠으면 시험을 해보자’고 제안하여 결국 비교시험에 들어갔지요.
그 결과는 20년생 오렌지 나무임에도 점적 시스템을 통한 집중 관수/시비가 전면적 관수/시비와 동일한 결과(당도, 수확량)를 보였고, 어린나무에서는 점적관수의 효과가 더 좋게 나왔답니다.
물론, 관수 시설이 없이 그저 비만 기다려야 되는 과수원에서는 물과 비료의 관리가 제대로 되기 어려우므로 되도록 뿌리를 넓고 깊게 키우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입니다. 그러나 관수 시설이 갖춰져 있다면, 집중 관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입니다. 이것이 최근 세계 농업의 Trend인 Precision farming, 즉 최적의 투여로 최대효과를 내는 방식의 기초입니다.